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 낙동강살리기공사 제37공구 주민 100여명이 15일 구담보 공사현장과 현장사무소를 방문해 집회를 갖고 구담보공사 설계의 전면 재검토와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구담습지 지정의 백지화를 촉구했다.
주민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열어 "안동댐과 임하댐이 생긴 이래 낙동강 상류에서 흘러내려온 쓰레기와 퇴적물들로 인해 지난 30년 전에 비해 수위가 2~3m이상 올라간 상태"라며 "구담습지는 (낙동강)물길을 가로막는 모래섬"이라 주장했다.
또 "비만 오면 하천이 범람해 주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라며 "구담습지 보전을 고수하는 정부는 낙동강살리기공사 설계를 변경하고, 환경부의 구담습지 지정을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하종호 풍천면 풍수해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제37공구 현장사무소를 방문, 구담습지 지정 이후 강바닥이 떡버들 군락지로 변해 주민들이 매년 물난리로 재해를 입고 있다는 내용의 습지보전 반대건의서를 전달했다.
하 위원장은 자리에서 "2003년 태풍 매미가 왔을 때 시설하우스 28ha가 침수 및 파손됐고, 농경지가 매몰되고 가옥이 침수되는 등 풍천면 일대가 구담습지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유병국 낙동강살리기 운동본부 안동시지부장은 "낙동강살리기운동본부 안동시지부 회원들과 함께 안동 영가대교서부터 구담습지까지 보트로 탐방하면서 직접 확인한 결과 구담습지는 수양버들과 폐타이어 등이 쌓여 있었고, 습지주변은 하수구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낙동강살리기 제37공구사업(구담보)은 기후변화 등으로 재해가 빈발함에 따라 근원적인 대책을 수립해 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치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구담보 공사는 꼭 진행돼야 하며, 공사를 하더라도 구담습지는 제거되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한편,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09회계년 경제부처 결산심사에서 김광림(안동,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국토해양부와 환경부를 상대로 '수질환경 및 홍수피해 방지를 위한 친환경보 준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구담습지의 보존 가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또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구담보공사와 관련해 "'습지도 아닌 습지'를 위해 구담마을 농민들이 태풍이나 홍수가 올 때마다 피땀 흘려 일군 농사를 망쳐야 되겠느냐"며 "환경부와 신속히 재협의해 주민들의 속 타는 마음을 달래주길 바란다"고 청했다.
구담보 공사는 현재 전체 공정률 30%까지 진행된 상태지만, 이번 지역주민들의 항의 시위와 김 의원의 예결위 심사 발언을 통해 공사계획에 다소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낙동강살리기사업 공사가 사업의 원래 취지에 맞게 지역민들의 요구를 수렴해 기존 설계를 변경할지는 정부의 '숙제'로 남아 있다.
* 습지(濕地, marshy land) : 하천·연못·늪으로 둘러싸인 습한 땅으로 자연적인 환경에 의해 항상 수분이 유지되고 있는 또는 유지되는 자연자원의 보고이다. 우포늪과 주남저수지가 유명하다.
<관련사진>
2010-09-15 19:29:58 /
권달우 기자(dalu80@ugn.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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