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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제비원성주풀이보존회장 송옥순 명창 | <편집자 주>'2013안동제비원성주풀이' 완창공연이 12월14일 저녁 6시 경북문화콘텐츠 1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에 본지는 안동제비원성주풀이보존회장인 송옥순 명창을 만나 공연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축하를 드립니다. 먼저 완창공연에 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죠.
-많은 분들의 성원 덕분에 올해도 완창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낌없는 후원을 해주신 안동시 관계자 여러분들께 먼저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특히 완창이라는 형식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은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그동안 의식이 내포된 굿과 춤이 혼합된 안동제비원성주풀이를 하다가 아무도 이제껏 노래를 완창하는 사람이 없어 이 방면도 전승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공연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완창을 하신다고 하는데 얼마나 걸리며 노래의 내용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숙자 선생님에게 배운 방식으로 하면 1시간이 넘게 걸립니다만 이번에 하는 완창은 제가 어릴적 할머니에게 배운 안동제비원성주풀이 곡조에 곡을 붙인 노래인데 30분 정도 소요가 됩니다. 가사의 내용에는 집짓는 과정이 소상하게 표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집을 지은 후에는 집안에 좋은 일이 있으라고 복을 빌고 축원을 하는 것이 이 노래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성주풀이에 안동제비원이라는 지명이 특정되어 있는데 어떤 깊은 뜻이 있습니까?
-안동제비원이 성주신앙의 본향이라는 의미입니다. 예루살렘이 기독교의 메카고 공자가 태어난 곡부가 유교의 본향이듯 안동 제비원은 성주 신앙의 발원지어서 이곳 제비원은 민속신앙의 성지입니다.
▲제비원이 민속신앙의 성지라는 말씀을 풀어서 이해가 쉽게 말씀해 주신다면.
-조금 비약적으로 말한다면 안동제비원이 모든 신들의 본향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보편종교로 발전한 불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를 제외한 믿고 바라는 신앙 차원에서 셀 수도 없이 나열되고 산재되어 있는 수많은 신들의 출생지며 귀속처가 안동제비원이라는 의미입니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엄청난 말씀을 하셨는데 혹시 기록적 근거가 있으신지.
-인간의 신앙이란 인간이 인간이란 자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봤을 때 인간으로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은 공포가 되었을 것입니다. 가령 과학이 그것을 해결하기 전 천둥 번개와 무지개, 고칠 수 없는 질병은 신의 계시로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특히 태어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보완하는 위무의 차원에서 신만한 존재가 어디에 있었겠습니까? 이런 본질의 바탕에서 그윽하게 살펴본다면 전국의 모든 성주풀이가 그 본향을 안동제비원으로 특정하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함의가 아닐 수 없는 것이죠. 이제 그 문제를 풀어가고 확장해 가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성주신은 무엇을 말하는지.
-집안에는 갖가지를 관장하는 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엌에는 조왕신, 고방에는 고방신, 우물에는 용신, 터에는 터주대감 등 여러 신들이 자신의 영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 성주신은 집 전체를 관장하는 가장 권위 있는 신입니다. 집에 있는 다른 신들은 독립적인 존재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성주신에 귀속된 하위 개념의 신들입니다. 가령 그리스신화에서 여러 신들 가운데 제우스가 주신이듯 성주신도 집의 주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대대로 집안 가장 거룩한 곳에 성주신을 모셨습니다.
▲성주신 개념이 혹시 민속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나요 아니면 그 영향이 다른 곳에도 미쳤습니까?
-민족 대대로 수 천 년 내려온 전통문화가 아니겠습니까? 가만히 살펴보면 지금도 우리 생활 곳곳에 그 뿌리가 깊어 뻗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떡을 하고선 ‘고시네’하고 천지신명에게 먼저 고하고 먹는 풍습이라든지 유가의 관례가 깊이 천착된 재실에 가 보아도 성주신이 모셔져 있는 것을 흔히 볼 수가 있습니다. 불교에서도 상량식을 할 때 성주풀이를 하지만 안동시에서도 매년 정월대보름이나 정월 초하루에 시장님이 제관이 되어 동신제를 지내는 것도 성주신 문화가 여전히 전승되고 우리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신제와 성주신은 좀 다른 개념이 아닌지
-동신제를 대게 그 지역을 보호해 준다고 믿는 오래되고 신령한 나무 앞에서 지내는 경우가 흔합니다. 성주신이 집을 관장하는 신이기도 하지만 나무를 관장하는 신이기도 합니다. 그레서 목수의 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고택이 많은 우리 안동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성주신앙이 강하게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특히 저와 함께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 이시현, 권 정, 신영숙, 권춘자, 박미선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변함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이서락 영남전통보존회장님과 안동제비원성주풀이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시고 계시는 최성달 작가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3-12-02 12:37:55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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