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국립공원 내 달밭 골에서는 최근, 특정 종교의 암자를 개축하며, 불법적인 토굴을 조성하고 위장해오다 소백산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발각돼, 철거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소백산국립공원 남부관리사무소 삼가 분소 장길남(여, 34세) 주임에 의해 밝혀진 이 토굴은,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187-1 번지 달밭 골 취락지구의 구 가옥 1동을 철거하고, 암자 형태의 천정이 높은 주택으로 개축하며, 경계 지에 인접한 산 비탈면에 3~5평의 석굴암 구조의 형태로 조성해 통로와 내부공간으로 설치되었다.

바닥에 구들을 설치해 불을 지피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하부의 연통과 전기를 들이려고 설치한 고용량 전선 등도 발견됐다.

중장비를 동원해 산비탈의 사면을 완전히 파내고, 대형 통나무 등을 이용한 동발이 등의 구조물을 설치한 후 다시 묻는 방법으로 만든 것으로 밝혀진 토굴은, 공원 관계자들이 최초 원상 복구를 권유하고, 관계자에게 자진 철거를 종용했으나,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암자 측 관계자들은 더욱 확실한 은폐를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산비탈에 튀어나온 연통을 보고, 지하 구조물을 직감했지만, 막상 이렇게 큰 규모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또 사면을 완전히 토사로 덮어 위장해 놓았으니 영락없이 폭우로 인한 수해로 보일 수밖에 없었지요!, 단 하루만 확인을 지체했어도 확인 어려울 뻔했어요…, 하지만, 불법 건축물을 조성하려 한 것 보다, 산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자연훼손을 너무 쉽게 자행하는 것과 특정 종교인들이 사람을 속이려 했다는 것이 더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삼가 분소 장길남 주임의 말이다.

26일 오후, 자신이 입회한 상태에서 철거하라고 요구, 현장의 굴삭기를 동원한 철거를 시행하며, 마지막 동발이 하나까지 철거를 확인하고, 27일에는 시간마다 현장을 방문해 복구상태를 확인한 장 주임은 "나이 든 노 승려가 여생을 보내기 위해, 민가를 개축한다고 해 선의로 생각했으나,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으로, 정말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라며 "전혀 죄의식 없이, 재수 없다는 식의 관계자들 반응은 종교인들로서의 의식마저 의심스럽게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불국사 주지를 지냈고, 자신은 정부 요직의 실세들과 중앙 조계종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주변에 위세를 과시하며, 자신에게 3배를 해야 사람들을 만나 왔다는 건축주 이모(남. 85세, 법명: 능가)씨는, 지난 22일 공원 관계자와 함께 본지 기자가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기자가 어떻게 이 깊은 산 속까지 왔느냐?"라며 "무슨 불법이라도 제보를 받은 것이냐?, 나는 대한민국에서 법을 지키는 일에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사람이다. 불가에서는 이런 가옥을 그저 토굴이라 부르는데, 나는 내가 필요한 토굴을 만들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승려는 "당신이 만드는 토굴 옆에 2주 전쯤에 만든 것으로 추정하는 불법적인 진짜 토굴이 있다."라는 기자의 말 한마디에 "나는 모르는 일이다. 내 밑에 사람들이 과잉 충성한 것이다. 철거하라고 하면 철거하면 되고, 여기에 안 살면 그만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토굴은 확인 조차하지 않은 채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번 일을 두고, 소백산 관리사무소 자연보존팀장은 "부족한 인력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도 장길남 주임의 철저한 소명의식은 평소에도 예사롭지 않았다."라며 "반복적인 순찰과 예리한 관찰력으로 불법을 뿌리 뽑은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눈을 피해 조성한 구조물 일대의 연약한 지반이 침하하자, 중장비를 동원해 침하지역을 완전히 은폐하려는 시도 직전, 순찰자에게 발각되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두 손 든 것으로 보인다."라며 "자연공원에서는 허가 준수사항 위반 시 협의(허가)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장길남 주임은 "이런 엄청난 일은 나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라, 말로 보고를 한 이후에도 반신반의 해오다가 연통이 있었던 주변의 지반이 침하한 것을 보고서야 지하 구조물을 확신할 수 있었다."라며 "10년이 넘게 회계부서 내근직으로 근무하며, 건강상의 이유로, 현장 근무를 자원한 후, 소백산 순찰을 다니며 늘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뿐이었는데, 이제야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직원 흉내를 낸 것 같다."라고 말하고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자로서 그저 할 일을 다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관련사진>

▷일부분이 유실되어 복구한 모습으로 보이는 부분이 토굴이 위장된 곳이다.

▷법명이 능가로 알려진 이 승려는 자신은 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 이곳에 불법은 없다고 말했다.

▷능가 승려는 토굴에 대해, 자신은 모른다며 토굴은 보지도 않고 현장을 떠났다.

▷장길남 주임은 이 연통을 보고 지하 구조물을 직감했다고 한다.

▷26일, 토굴 앞에 전석을 쌓아 완전한 위장을 시도했다.

▷27일, 장 주임이 현장에 도착하자 현장 관계자가 황급히 자리를 피하는 모습

▷현장 관계자가 있던 자리에는 연통이 사라지고, 일대가 심하게  침하한 것이 보인다.

▷현장 관계자들이 연통을 잘라내고 감추려한 모습

▷현장 관계자들은 결국 자신들이 스스로 토굴을 파내야 했다.

   
 
 
 
 

▷외부로 연결된 바닥 부분의 연통 모습

 
  

▷작업 관경을 지켜보는 장길남 주임 모습(사진 좌측 상단)

▷28일, 오후 4시경 뒷정리를 마친 모습 (산자락이 심하게 훼손, 붕괴의 위험이 있다.)

     

2008-08-28 19:59:31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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