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전역을 축제장으로 만들겠다!" 안동시와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이하 축조위)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12를 앞두고 계획했던 일이다.

2일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의 축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플레시 몹' 공연을 펼치고 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지난 9월 27일 안동시청 2층 브리핑실을 찾아 기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올해는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고자 시내 10여 곳에서 플레시몹 등의 공연을 펼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권영세 안동시장이 보고를 잘못 받았거나, 권 시장이 기자들과 있는 자리에서 거짓말을 했거나, 그도 아니면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이하 축조위)가 권 시장에게 과장보고를 한 것 같다.

권 시장은 특히 시내일원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갑자기 탈을 쓴 이들이 나타나 임팩트 있는 공연을 펼치고 사라지는 방식으로 기획된 '플래시 몹'이 축제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위로하고 때로는 시민들을 축제로 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대한민국대표축제로 발돋움 하면서 국내를 벗어나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펼쳤으나 축제장을 제외하고는 시가지에서는 축제의 열기를 거의 느낄 수 없었기에 시민은 참여도가 낮아 매년 지적을 받아온 데 따른 것이었다.

안동시와 축조위는 지난 2011년 축제에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문화의 거리에 무대를 설치해 공연을 펼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올해도 시민들의 축제참여도를 높이는 장치로 '플래시 몹'을 등을 기획한 것. 그러나 실제 '플래쉬 몹'이 운영되는 실태는 권 시장의 말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축제기간 중인 '플래시 몹' 공연은 축제가 반이 지나도록 몇 회 진행되지도 않았으며, 시민들의 축제 참여를 유도하는 데도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시내 10여 곳에 이르는 사람이 많은 무작위 장소가 아니라 옥동, 문화의 거리 등 제한적인 곳에서만 진행됐다.

이는 권 시장이 강조하던 바와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 것이다. '플래시 몹' 공연도 한마디로  정성이 없다. 당초 기획취지와는 다르게 흥을 유발하는 유도자들이 탈도 쓰지 않고 있으며, 음악도 탈랄라 댄스 등 축제를 의미하는 음악과는 거리가 있었다.

축제를 축제장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시내일원으로 빼내 시민들을 축제에 동참시키려고 '플래시 몹'이 기획됐다면 축제기간 중 장날이나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특정일을 찾아 적어도 5곳 이상에서 한꺼번에 공연을 펼쳐 입소문이 나야 기획 취지에 맞는 것이다.

축조위에서 기획했던 '플레시 몹'은 지난해까지 안동문화의 거리에서 진행해왔던 무대가 사라지자 이를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기획됐다. 따라서 시민들의 눈길을 잡아야 하고 발길을 잡아야 한다. 그래서 그들을 축제장으로 유도해야 한다.

더 답답한 것은 축조위 관계자들도 '플래쉬 몹' 운영실태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예산을 사용하는 기획인 만큼 관리감독의 의무가 있음에도 "모든 사안은 허모 PD가 알고 있고, 축조위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플래시 몹 공연을 펼치는 이들은 식권 정도만 제공 받고 자원봉사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다 보니 이들을 공연에 억지로 내 몰수도 없는 처지다. 시가지를 흥겨운 축제장으로 만들고 시민들을 축제에 참여시키려는 계획은 이렇게 어긋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