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국학원장>

온 나라가 선거 열풍으로 들썩인다. 그러나 새록새록 새로워지는 이가 있다. 이 땅의 백성을 새롭게 살리려 몸 바꾸어 떠난 '마난(馬難) 권오설'이다. 그의 고향 풍천 가일 마을은 안동의 진산 학가산(鶴駕山)의 줄기가 서남으로 흐르다 풍산평야의 끝자락에 정산과 봉우리가 나란히 서니 동은 좌청룡, 서는 우백호의 명당이다. 뒤로는 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앞은 동서로 낙동강이 흘러 장풍득수의 이(利)를 고루 갖춘 천혜의 마을이다. 태양처럼 아름답다고 가일(佳日) 마을이다. 그러한즉, 세상을 가일(佳日)스럽게 만들기 위하여 대동의 미래를 치열하게 꿈꾸던 좌편향의 인재들이 다수 배출되니 '안동의 모스크바'라는 별명이 붙었다. 권오설이 소지하였던 삼일신고(三一신誥)에는 세상을 태양처럼 밝히는 한민족의 거룩한 진리가 들어 있다. 그가 애장하였던 삼일신고는 47분의 단군 성조님들이 2096 년간의 고조선의 통치기간 내내 만 백성에 깃든 태양 같은 양심(陽心)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가르치던 진리(道)의 경전이다. 현재, 안동 독립운동 기념관에 수장 되어 있다.

<권오설(權五卨 1899~1930)이 소지하였던 삼일신고(三一신誥)>

 

지금으로부터 1천 3백여 년 전, 발해국 태조 대조영(大祚榮)은 큰 기쁨으로 복원된 민족의 교화경인 삼일신고를 출간하면서 직접 기림 글을 지어 역사에 남긴다.

 

『어제삼일신고찬(御製三一신誥讚)』

장엄 하도다, 저기 저 백두산이여~

푸르른 하늘 한가운데를 뚫고 힘차게 솟아있네

안개구름 자욱이 모이고 무지개 상서롭게 빛남이여!

이 세상 일 만개의 높은 산들의 으뜸이 되고 중심이 되는 산이로다.

하나님께서 다스리는 임금으로 내려오시니

영험스러운 배달의 신성한 궁전이로다.

임금께서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법칙을 세우시고

교화를 베푸시니 천하의 모든 인간세상을 덮어서 감싸 안으시도다. -략-

셋이 하나로 돌아가니

모든 그릇됨을 되돌려 참됨으로 돌아감이여

영원히 밝고 늘 즐거워 모든 것이 한가지로 봄과 같도다.

이에 천지간의 올바른 법도를 밝게 아는 학자에게 주석을 달아 쉽게 알 수 있게 하니

그 깊고 오묘한 도리와 알 수 없었던 자세한 이치를 세세히 찾아냄에

꺼져 가는 등잔불의 심지가 다시금 밝아지듯 이치가 환해지도다.

깨달음이 열리며 혼돈에서 벗어나니

가운데는 없음이며 나머지 부분은 있음이라

상서로운 이슬은 천하를 적시고 아름다운 아침햇빛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도다.

짐이 대업을 계승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 조심하고 삼가왔으나

사방이 막힌 듯 깜깜하고 그릇됨이 달라붙으니

어떻게 하여야 이로부터 벗어나 오를 수 있으리….

향불을 피우고 꿇어앉아 삼일신고를 읽으니

느낌(感)과 호흡(息)과 촉감(觸)이 이로서 고요해지고 맑아지도다.

바라옵고 비옵나이다.

부디 모습과 소리 없으신 가운데 옆에서 감싸고 도우시어

떨어짐이 없고 무너짐도 없게 하옵소서.

천통 십육년 시월길일 제 天統十六年 (서기 715년) 十月吉日 題

(註) 天統: 발해 태조 대조영의 연호, 서기 699년-719년

 

겨레에 대한 변함없는 단심(丹心)처럼 권오설의 붉은 인장이 찍힌 삼일신고와 핏빛으로 검붉게 녹 슬은 그 주검의 철제관은 한민족의 과거와 미래의 명암을 강렬하게 조명하면서 오늘도 안동 독립운동기념관에 모셔져 있다. 권오설의 장렬한 죽음과 아버지 권술조의 애끓는 편지에서 안동인의 뼛속깊이 깃든 충심지소발(衷心之所撥) 혈성지소수(血性之所守)의 '효(孝)와 충(忠)'을 발견할 수가 있다. 풍천 가일마을의 '권오설'이라는 한 인간의 존재 속에 사상의 좌, 우를 초극하여 모두가 하나 되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효, 충, 도(孝忠道)'의 정신이 한껏 깃들어 있다. 일제가 겁을 내고 영원히 봉인하려고 한 안동인 권오설의 혼은 결국 세계인 모두를 평화롭게 하는 한민족의 얼 '코리언 스피릿 korean spirit' 인 것이다.

사) 국학원 원장(대), 전국 민족단체 연합회 대표 회장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