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가 제51회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당초 목표보다 낮은 역대 최저 점수와 최저 순위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보이자 체육회 전반에서 '안동 체육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천에서 개최된 제51회 도민체육대회에서 안동시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안동시는 제51회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107.5점을 획득하며, 종합순위 7위를 기록했다. 안동시가 종합점수 110을 못 넘긴 것도 처음이지만 이 점수가 미리 예상 가능했다는 것에서 위기감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일부 종목 참가 선수들은 경기 결과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경기로 대회기간 상대팀의 세세한 정보전달 등 선수단을 독려해온 안동시 체육 관계자들을 당혹케 만들었다.

특히, 그동안 도민체육대회 등에서 안동시에 효자노릇을 했던 건동대학교가 2012년 자진 폐교한 후 선수부족 문제가 고스란히 들어난 대회가 됐다. 건동대학교는 그동안 씨름, 볼링, 배구, 태권도 등의 종목에서 안동시의 종합 점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들 종목은 최하위와 다름없는 성적을 거뒀다.

한 사학재단의 수익만을 생각한 어이없는 자진 폐교는 체육 분야에서 만큼은 이렇게 안동의 뒤통수를 때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당시 안동시가 학교를 사 들여 시립대학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물론 얘기만 무성한 채 사라진 의견이지만 체육인의 입장에서는 늘 아쉽다는 얘기가 아직 흘러나오고 있다.

안동시 체육관계자는 "건동대학교가 폐교됨으로서 종합점수 20점 이상이 사라졌다."며 "조속히 체육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안동의 체육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79년에 지어져 30년 넘에 사용중인 안동시민운동장 현재 2종 공인 운동장으로 대회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동시의 체육 인프라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안동시는 각 대회를 개최함에 있어 '청정스포츠 도시 안동'을 적극 홍보해 왔다. 하지만 실상은 안동시가 가지고 있는 체육시설과 선수들로는 스포츠도시 이미지 구축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1979년에 지어진 안동시민운동장의 경우 지난 2004년과 2005년 스탠드 증축 공사와 2005년 보조 경기장을 신설해 '제2종 공인 육상경기장'으로 승인받았지만 여전히 세계대회는 고사하고 전국규모의 대회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동보다 적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 인근의 문경시나 상주시, 인근의 예천군도 시민운동장은 1종 운동장 승인을 받아, 전국 규모의 대회는 물론 세계대회까지 적극 유치하고 있다. 김천시의 경우 2006년 제87회 전국체전을 개최하며, 10만평의 김천스포츠타운을 조성해 지역의 꿈나무 육성, 시민들의 생활체육, 엘리트체육 공간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 2012년 한해 김천을 방문한 체육관계자는 총 248,721명에 달하며 이로 인한 경제유발효과도 16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동시는 체육 경기장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당장 예산투입에 어려움이 있다지만 김천시처럼 과감한 투자로 체육인프라를 구축해 전국규모의 대회 유치에 적극 나선다면 경제적 파급효과나 생산유발 효과로 인해 투자한 금액보다 긴 시간 더 많은 보답으로 돌아와 지역 경제를 살리는 일등 공신이 될 것이다.

전국 소년체육대회 볼링 종목에서 시합중인 선수들

체육 인재 발굴의 장이 되어야 할 학교체육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선수단 육성 의욕과 의지는 전무하고, 체육 꿈나무들과 유망주들이 더 환경이 좋은 타 시·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어린 체육 꿈나무들의 부족은 향후 도민체전을 비롯해 스포츠 도시의 위상을 높이려는 안동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이다.

1960년대 초부터 안동의 자랑이요 전통을 유지한 테니스의 경우 초등학교와 중학교 테니스 선수들이 지역 학교의 테니스부 입단을 거부하고 타도 진출을 모색하는 등 안동을 빠져나가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각 학교 코치들도 이 같은 문제로 진로를 고민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토요일과 일요일 각 학교에 체육보조코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안동시는 이 양성사업과 관련해 제대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전무한 실정이다. 안동시와 안동시교육청이 체육에 대한 의지와 관심이 없는 것이다.

안동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와 학부모들이 선수단 육성을 꺼려한다."며 "예산도 부족하고 학부모들도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켜 좋은 대학을 보내려 하지 운동을 시키기를 꺼려해 우수한 재목의 학생 한둘로 선수단을 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체육 꿈나무 발굴에 가장 열정적인 경북의 도시는 단연 포항이다. 올해로 경북도민체육대회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포항시의 경우 급여가 2백만원에 육박하는 코치들이 150명이 넘지만 안동의 경우 겨우 40여명에 그치고 있다. 이것을 경제규모와 인구수의 차이라고 치부하면 영원히 지역 체육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동시는 지난 2012년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산조기집행으로 상사업비 1억원을 수상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애써왔다. 하지만 체육부문일자리 창출은 전무했다.

안동시는 지금부터라도 정부의 양성사업인 체육보조코치양성과 전문 체육코치의 영입을 통해 일자리창출과 전문체육인들 영입을 통한 체육 육성 시스템을 만들어 체육 꿈나무 들이 안동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회도 좋다. 볼링 종목의 경우 건동대가 폐교되고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에 볼링팀이 창단됐다. 이는 각 학교에서 볼링팀을 창단해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면 선수들의 진로는 여전히 열려 있다는 의미다.

제51회 경북도민체육대회 테니스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안동시청 실업팀 선수단

안동시청 소속 경기단 운영 내실도 키워야 한다. 안동시는 매년 시청실업팀 운영과 체육 꿈나무 육성에 30억이 넘는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체육꿈나무 이탈을 막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실업팀의 경기 성적도 예년에 비해 좋지 못하다.

물론 주요 선수들은 어느 대회 어느 경기건 본인들의 실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육상의 경우 이번 도민체육대회에서 주지명 선수가 본인 최고 기록으로 남자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여전히 여자 일반부 중심의 육상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린 안동시청 테니스 선수단의 경우 여자부는 1회전에서 구미시에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1회전에서 탈락했고, 남자팀도 구미시에 2-0으로 일방적으로 패했다. 8억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하는 테니스 선수단이 도 대회에서 상대팀이 아무리 강했다 하더라도 남여 합산 종합 7위를 기록한다는 것은 선수단의 존립 여부를 의심해야 할 정도다.

안동의 체육은 과거 대구와 경북이 분리된 80년대 초 안동에서 개최된 제19회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한 후 90년대 경북도민체육대회 5회 연속 우승 등 영광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안동의 체육은 경북 도내 시단위에서 조차 경기력은 말할 것도 없이 뒤지고 있으며 체육에 대한 관심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 이제 안동의 체육인들도 변해야 한다. 체육이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각 학교의 수업시간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문제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체력은 국력이라 했으며, 그 체력은 체육을 통해 길러진다.

또한, 안동체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시 행정부터 체육인들을 믿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며, 꿈나무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안동시와 교육청, 체육회, 각 학교 선수단 등 협력·상생의 공조가 더욱 필요한 시기이며, 체육인도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를 통해 지도자로서 희생정신과 사명감을 적극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