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항(嚴泰恒·59) 봉화군수는 이날 지인 3명과 함께 충북 단양군의 한 골프장을 찾아 오전 7시를 전후해 약 2시간가량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8일 오후께 봉화군 전역은 우박이 쏟아져 과수원과 담배, 고추 등 850여ha에 달하는 재배농가가 피해를 입어 농민들이 망연자실해 있던 상황이었으며 이중 물야면과 춘양면 등의 사과 재배농가는 사실상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형편이다.

   이날 엄 군수는 우박으로 인해 피해가 예상된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지인이 주선한 골프 예약을 취소하기가 어려워 골프를 강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엄 군수측은 "우박 피해가 우려됐지만 골프장 조성 준비를 위한 견학 차원에서 군청 토목기사 4명을 대동해 단양의 골프장을 찾았다"면서 "하지만 우박 피해가 클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 중간에 돌아왔다"고 해명했다.

   엄 군수와 동석했던 한 관계자는 "밤 시간에 집중된 우박 피해를 곧바로 알 수가 없었던 입장이라 군수측도 일정대로 움직인 것 같다"며, "뜻하지 않게 부적절한 골프 모임이 된 것 같아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봉화 주민들은 "날이 저문 밤에 우박이 내렸다고 해도 뻔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군수가 골프를 치러 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엄태항 봉화군수는 지난 4.25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