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이 체육인의 옥상옥으로 군림해야 하는가? 안동시 체육, 체육인들을 중심으로 변해야 발전 있다.

행정중심의 체육관련 운영이 안동 체육을 총체적 위기로 내몰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 6월 13일자 기사에서 "안동의 체육인들은 제49회 경북도민체전에서 당초 목표인 종합 5위 달성에 성공했지만 안동시 체육의 발전을 위해 인프라 구축에 대대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 6월 11일 개최된 제49회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안동시 선수단 입장 모습

무너져가는 안동의 학교체육

이런 우려 속에서도 안동시는 여전히 행정중심의 체육 운영으로 인해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팀의 성적도 하향세로 접어들었으며, 초·중·고등학교 선수단 육성 의욕과 의지는 전무해 체육 꿈나무들과 유망주들이 더 환경이 좋은 타 시·도로 자꾸 빠져나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 예로 하재랑·재은 자매 등 초등학교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안동의 유망 육상선수들이 지역 중·고등학교 남·녀 육상선수를 육성하는 팀이 없어 포항 등지로 옮겨 갔으며, 1960년대 초부터 안동의 자랑이요 전통을 유지한 테니스의 경우 안동고등학교 테니스부에서 6명이 한꺼번에 김천의 성의고등학교로 옮겨갔고, 여자고등부 테니스 선수들의 성적도 말할 수 없을 만큼 하락세에 있어 선수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초·중학교까지 이어져 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테니스 선수는 지역 학교의 테니스부 입단을 거부하고 타도 진출을 모색하는 등 안동을 빠져나가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각 학교 코치들도 이 같은 문제로 진로를 고민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

그 때문인지 안동고등학교 테니스부는 올해 열린 제37회 대통령기에서 예선탈락 했으며, 전국 최강의 자리에 있던 실력마저 하위권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해 안동고등학교는 대통령기 대회에서 A·B·C 3개 팀으로 구성해 A팀이 8강까지 올라갔으며, 회장기에서는 A·B팀이 참가해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또한, 안동고등학교 축구부는 올해 도민체육대회에서 대진 운으로 2위를 차지했지만 팀이 생긴지 오래되지 않은 구미 오상고등학교에 패하는 등 실력저하를 보였다.

이는 경상북도축구협회가 구제역으로 힘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유치해 안동시축구협회에 넘겨 8월 개최되는 대통령금배 대회에서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010년 대통령금배에서 안동고등학교는 울산 현대고에 아깝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올해 안동에서 열리는 대회는 예선통과조차 장담하기 어렵고 역대 최하위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이 안동시 축구인들의 예상이다.

전국에서 강팀으로 분류되던 시절의 안동고등학교 테니스부

부족한 체육 육성 시스템

정부는 2012년부터 토요일과 일요일 각 학교에 체육보조코치 제도를 실시한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안동시는 이 양성사업과 관련해 아무런 프로그램도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관심도 없는 듯하다. 또한 꿈나무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할 시스템이 타 시·도에 비해 너무도 부족하다.

올해로 경북도민체육대회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포항시는 체육 꿈나무 발굴에도 한 발 앞서 있다. 포항시의 경우 급여가 2백만원에 육박하는 코치들이 150명이 넘지만 안동의 경우 겨우 40여명에 그치고 있다. 이것을 경제규모와 인구수의 차이라고 치부하면 영원히 지역 체육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동시는 올해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산조기집행으로 상사업비 1억원을 수상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애써왔다. 하지만 체육부문일자리 창출은 전무했다.

안동시는 지금부터라도 정부의 양성사업인 체육보조코치양성과 전문 체육코치의 영입을 통해 일자리창출과 전문체육인들 영입을 통한 체육 육성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체육에 대한 투자로 경북도민체전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포항시

안동시청 소속 경기단 운영 내실 키워야···

이런 상황이지만 안동시는 올 2011년 업무보고에서 체육꿈나무 및 특기종목 육성에 3억원, 안동시청 운동경기부 운영에 25억5천5백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엘리트체육 경기력 향상으로 안동의 자존과 위상을 제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체육꿈나무 이탈을 막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막대한 각 팀의 경기 성적도 예년에 비해 좋지 못했다. 물론 육상 트랙의 김하나 선수 등 주요 선수의 부상 등으로 인한 문제도 있었지만 이는 여자 일반부 중심의 육상팀 운영의 결과이자 실력 있는 선수 수급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결과일 뿐이며, 안동 체육인들의 주장은 근본적인 문제가 안동시청 체육관련 부서의 체육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소홀함이 크게 한 몫 했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단 관리를 체육회가 아닌 시청부서에서 하고 있어 선수 선발과 연봉 문제에 있어서도 감독이나 코치보다 행정의 입김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이를 감시·감독해야 할 안동시의회도 체육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의원이 없어 예산책정 후 사용에 대한 이의 제기는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업무보고 등에서도 듣고 흘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동시 체육 행정은 더욱더 옥상옥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각고의 노력 끝에 자체적으로 유소년 선수단을 4세 어린이부터 육성시키고 있는 롤러종목은 코치 한사람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유소년 발굴 육성 프로그램 덕분에 제39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대구교대안동부설초등학교 장준혁 선수가 300m T·R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길주중학교에 진학 후 1학년 임에도 불구하고 제31회 회장기 롤러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제40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남자초등부 3000M포인트 경기에서 안동길주초등학교 김연추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제40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롤러 종목에서 선수들이 역주하고 있다.

전국규모의 대회유치 유치자체가 목적?

안동시가 그저 안동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는 구실로 전국 규모의 대회유치에만 치중하다보니 정작 체육경기단과 꿈나무 육성에 빈틈을 보였다는 것이다. 안동시는 전국대회 유치 경비를 10억 5천 만원으로 책정하고도 유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5억원의 예산 추가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안동시에서 전국 규모의 대회를 유치하는데 이렇게 많은 예산이 든 것은 안동의 각 종목 연맹·협회에서 일정부담금 없이 시와 시체육회의 예산으로만 대회를 유치했기 때문이며, 각 연맹·협회는 대회유치 시 주인의식 없이 임원들의 수고비까지 청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연 전국규모의 유치가 안동시의 경제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유치가 목적인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안동시는 향후 전국 규모의 체육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직·간접적 지역 홍보에 직결되는 유명한 스타 선수가 있는지 참가선수에 주목해야 하며, 직접적인 안동경제를 살리기 위한 학부모 및 임원단, 출전선수 수와 경기일수를 꼼꼼히 체크해 대회 유치에 나서야할 것이다.

지난 4월 개최된 전국실업육상선수권대회 모습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 안동시 무관심?

행정중심의 체육 문제는 오는 2015년 문경을 비롯한 경상북도 6개 지역(문경·상주·김천·안동·영주·예천)에서 개최되는 세계군인체육대회와 관련 2011년 브라질에서 개최된 세계군인체육대회 참관인 파견에서도 나타났다.

안동시에서 파견한 참관인은 단 1명, 그 1명도 안동시체육회의 전문 체육인에 비해 한 자리에서 2년 이상 보직을 유지하는 일이 거의 없는 행정공무원이 참관했다.

비록 안동에서는 관중들이 많이 찾는 주요종목도 아닌 2개 종목(농구·골프)만 열린다고 하더라도 경기장 시설 보완 문제나 선수단 규모, 관중석 규모, 경기진행 및 경기보조, 현장 분위기를 통한 홍보문제 등을 타 시·도와 공조하기 위해서는 안동시체육회의 인사보다 전문성 있게 살피기는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 문경시 유치 확정 당시 모습

체육인들도 변해야 한다.

안동의 체육은 과거 대구와 경북이 분리된 80년대 초 안동에서 개최된 제19회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한 후 90년대 경북도민체육대회 5회 연속 우승 등 영광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안동의 체육은 경북 도내 시단위에서 조차 경기력은 말할 것도 없이 뒤지고 있으며 체육에 대한 관심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

행정이 중심이 된 제52회 안동시민체육대회에서 개회식 도중 성화를 연거푸 꺼트리는 것은 부끄럽고 있을 수 없는 일이나 담당부서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식조차 못하고 있었으며, 당연히 반성의 기미도 없었다.

이는 지난 제49회 도민체육대회 개회식 입장식에서도 연출돼 658명의 선수단이 출전한 안동시 선수단의 입장식에서 참가선수단원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50여명만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으며, 대회기가 게양되던 순간에도 안동시 임원 단복을 입은 몇몇은 운동장 중앙 잔디구장을 어슬렁거려 자리에 참석한 시장과 국회의원은 물론 도내 기관단체장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제 안동의 체육인들도 변해야 한다. 체육이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각 학교의 수업시간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문제를 당연시 해서는 안된다. 체력은 국력이라 했으며, 그 체력은 체육을 통해 길러진다.

또한, 안동체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시 행정부터 체육인들을 믿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며, 꿈나무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안동시와 교육청, 체육회, 각 학교 선수단 등 협력·상생의 공조가 더욱 필요한 시기이며, 체육인도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를 통해 지도자로서 희생정신과 사명감을 적극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