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도청 이전과 관련 적절한 보상금을 요구하는 도청 이전지 주민들(고향지킴이 주민 대책위원회)이 경북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도청이전과 관련 대구·경북 통합론이 슬며시 고개를 드는 등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 문제가 다시 한번 경북도민들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안동시와 시민단체들이 적극 나서 하루 빨리 도청이 안동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상북도 신 도청 이전지 및 신도시 건설 예정부지의 주민들이 적절한 보상가를 요구하며, 현 경상북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다. 주민들의 천막 뒤로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를 욕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상북도는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3년이 지난 2008년 6월 300만 도민의 오랜 염원이자 지역 발전의 백년대계인 도청이전 예정지를 안동·예천으로 발표했다.

이후 3년이 넘은 시간이 지난 현재 아직도 완전한 도청이전은 멀기만 하다.

당초 경상북도는 도청 이전지 주민들에게 보상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2조5천억원의 예산으로 총 300만평에 경북 신 도청이 들어서며, 이 예산 중 토지보상비 6,850억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감정평가 후 경북개발공사 측은 토지 보상비를 당초 계상금액에 45%정도인 3078억원으로 삭감했다.

이에 도청 이전지 주민들은 2008년 1월1일 기준 공시지가 적용의 법률적 허구성에 대해 평가법인 등이 국토해양부에 질의 당시 도청이전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인위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2008년 3월 28일 제정된 특별법제정 일자를 2010년 5월 31일로 질의하여 답변을 받는 등 잘못된 점과 경북도가 주민들에게 보상설명회를 개최할 당시 2009년을 기준으로 평가를 할 것을 약속하고 이제와 2008년을 기준으로 평가해 가격을 산정한 것은 주민들에게 사기를 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2억 미만으로 보상가가 책정된 가구가 40%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간접보상으로 공급면적을 265~330㎡ 수준을 조성원가의 50%로 공급하는 것조차 그림의 떡일 뿐이다."라며 보상가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경상북도는 주민들에게 통보된 보상가는 주민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2010년도 공시지가에 대비하더라도 답(畓)은 198%, 대지는 199%, 전(田)은 204%, 임야는 261% 인상된 가격으로 충남 도청 이전지 보상단가보다 오히려 인상율이 높다고 밝히며 대립해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대구·경북의 유력 일간지는 대구·경북 통합론을 3회에 걸쳐 들먹이며 경상북도 북부권 주민들을 자극했고 이에 안동시의회는 물론 경상북도 북부권 각 시·군 의회는 반박 성명을 17일 발표하기도 했다.

안동시는 물론 안동의 시민단체들도 도청이전과 관련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주민들을 설득할 의사도 없고, 주민들과 함께 현실적인 보상가 책정을 위한 움직임도 없다. 안동시는 그저 경상북도 주관의 일이니 나서지도 못하고 "잘하겠습니다."라고 어떻게 돕겠다는 말도 없이 의미가 불명확 한 말만 되풀이 하고 있으며, 시민단체들은 아예 관심도 없다.

그렇다고 도청 이전지 주민들도 잘한다고 할 수 없다. 지난 9월 30일 개최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 축제를 축하해주기 위해 안동을 찾은 김 도지사의 멱살을 움켜 잡으려 했고, 천막 농성 현장에도 우리지역의 숙원 사업이었던 도청을 이전을 과감히 결심한 김 도지사의 욕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물론 이전지 주민들의 억울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대화와 타협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고 김 도지사의 욕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도청이전 반대까지 거론하는 것은 안동 발전을 저해하는 길이며, 경상북도청과 산하기관이 빠져나감으로서 생기는 경제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대구시의 통합론에 장단을 맞추는 일이다. 

김 도지사는 지난 이의근 도지사 시절이던 12년 전 동명기술공단에서 도청이전에 있어서 안동이 최적지라고 발표한 후 경상북도와 이의근 지사의 의지 부족으로 미뤄져 있던 도청이전문제를 과감한 결단으로 해결했고, 이에 도청 이전지 주민들과 안동 시민은 김 도지사의 과감한 결단력에 박수를 보냈다.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안동과 안동시민은 도청이전과 관련 '결정됐으니 어련히 알아서 오지 않겠어'라고 생각하고 방관하거나 '경상북도의 일이니 우리나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도청 이전지 주민들은 도청 이전 문제가 자신들의 의도와 맞지 않는다고 욕하고 멱살을 잡으려 했다. 모두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농성을 펼치자 도청이전지에서 탈락했던 시·군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들과 안동을 비아냥거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 있게 '우리 지역으로 도청 이전이 확정 됐으면 아무 일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을 텐데 양반이라던 안동으로 가서 왜 험한 꼴을 당하냐'고 말한다.

도청 앞을 지나다니는 현실을 알지 못하는 대구를 비롯한 각지의 사람들도 도청 이전지 주민들의 의견이 안동 전체의 의견인 양 "그렇게 가져간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그러느냐? 도지사는 무슨 죄냐 안동에 도청을 준 것이 죄냐? 뭘 욕하고 싶은 것이냐?"며 안동을 욕하고 있다. 안동이 왜 그런 욕을 먹어야 하는가?

경상북도 도청과 관련 현재 도 청사 이전지는 100%의 보상을 완료하고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10월 11일 기준 신도시 건설부지와 관련해서는 계약자 기준으로 한 보상율은 53.8%, 금액 기준 보상율은 40.2%에 이르고 있다.

주민들과 경북도 및 경북개발공사가 서로 자기주장만 되풀이 하다보면 자칫 허허벌판에 경북도청사만 덩그러니 지어지게 되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안동시민은 특히 경상북도 도청이 안동과 예천지역에 들어선다고 했을 때 어깨춤을 추며 기뻐했었다. 안동시민 모두는 그 기뻐했던 감정으로 대립하고 있는 양 측을 다독여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고 양보해야 하는 것은 양보하며, 도청 이전과 신도시가 하루 빨리 건설되기를 도와야 한다. 그래서 대구·경북 통합론이 다시는 고개를 들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그것이 안동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경상북도 도청 이전지 주민들은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도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들은 오늘도 경북도청 앞 차디찬 보도에서 천막하나로 추위를 피하며 농성을 펼치고 있다. 이제는 안동인들이 나서서 이들을 중재하고 설득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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