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 안동 시민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2010년 지역 민방위대장 교육'이 낙동강살리기사업을 설명하는데 그 절반의 시간을 할애해 교육의 본래 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날 교육에는 관내 지역 이·통장(지역 민방위대장 겸직)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교육 시작과 함께 낙동강 홍보영상물이 상영됐고, 이어 도지사·시장의 인사말, 4대강살리기사업특강 등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이달 초 (전화, 문자메시지, 마을회의 등을 통해) 읍·면·동사무소에서 민방위교육 참석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낙동강살리기사업설명회가 있을 거란 말은 전해 듣지 못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민방위대장 교육차 시민회관을 찾았지만 교육과 전혀 상관없는 낙동강살리기사업설명회를 약 2시간에 걸쳐 들어야만 했다. 정작 민방위교육은 오후 4시가 다 돼서야 시작했다.

자리에 참석한 김관용 도지사는 홍보 영상물 관람에 이어 낙동강물길살리기사업에 대한 간단한 연설을 마친 후 홍형표 경북도 기획국장의 사업설명회 도중 자리를 떴다.

결국 참가자들은 도지사 주재의 낙동강사업 설명회에 머릿수만 채워준 꼴이 됐다.

한 참가자는 "공짜 초대권을 갖고 극장에 가면 영화 시작 전 1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광고 영상을 봐야하는 관객의 기분"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기왕 온 거 한번 들어나 보자는 식의 표정이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방위교육이나 낙동강살리기사업이나 다 같은 국가 시책사업인데, 같이 좀 하는 게 뭐 어떠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낙동강살리기사업 설명회도 화생방, 교통안전, 생활건강교육 등과 같은 (민방위교육에 포함된) 일종의 과목"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강당 천장에 걸린 현수막의 문구는 '지역 민방위대장 교육'이 아닌 아예 '낙동강물길살리기사업 시책설명회'로 표기돼 있어 보는 이를 의아하게 했다.

시 담당자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했다.

시는 이번 일을 통해 순수한 목적의 민방위대장교육 행사를 낙동강살리기사업 설명회로 그 성격을 변질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교육은 4대강살리기사업특강과 각 분야 전문가의 안전교육으로 약 4시간 여 진행됐다.

               <관련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