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지하보일러실 폭발사고로 불길이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뜨거운 고통보다는 오히려 수백 명의 입원환자와 보호자들의 안전을 위해 초기진화에 나섰던 병원 직원이 치료 보름 만에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19일 오후 6시56분께 경북 안동시 금곡동 모 종합병원 지하보일러실 오·폐수 집수장 인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는 소아병동과 여성전문병동 등 150여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던 건물 지하 보일러실에서 발생,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는 것이 주위의 의견이다.

   폭발사고로 때마침 보일러 점검을 하고 있던 박씨가 불길에 휩싸였고 뜨거운 고통보다는 오히려 수백 명의 입원환자와 보호자들의 안위를 먼저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신 3도의 엄청난 중화상, 이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치솟는 불길 속에서 초기진화에 나섰던 박씨. 당시 이런 박씨의 희생으로 화재는 불과 몇 분 만에 완벽하게 진화됐다.

   만일 이날 박씨의 살신성인과 같은 희생이 없었더라면 불은 지하보일러실에 있던 여러 인화성 물질에 옮겨 붙어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완벽한 초기진화를 한 박씨는 동료 직원에게 화재 소식을 전한 뒤 실신. 동료들에 의해 대구로 후송된 박씨는 화상이 심해 서울의 한 전문병원으로 다시 옮겨져 보름간의 사투를 벌이다가 끝내 6일 오전 7시, 자신의 처와 친척들의 기원에도 불구하고 세상과 이별했다.

   자신의 희생으로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화재를 막은 박씨의 빈소에는 박씨의 처와 몇몇 지인들만이 쓸쓸하게 빈소를 지키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