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김광림의원! 자네와는 말없이 교문을 들어와 분주히 추억을 남기고 떠난 고교시절부터 콧물 흘리던 시절 친구로 지내왔으니 인연이 40여년을 훌쩍 넘긴 것 같네. 숱한 세월 함께 울고 웃는 동안 자넨 우리의 즐거움이었고, 자랑이었네. 참말이지 어디를 가나 큰소리치며 내 친구 김광림이는 재경부 5급 시절부터 이날까지 안동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친구라고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네.

지난번 국회의원 출마를 두고 고심하는 자네에게 흐느끼며 출마해 달라고 매달린 것도 내가 느끼는 자랑스러움이 나만의 즐거움을 넘어 내 고향 안동과 나라를 위해 무언가 크게 쓰이기를 바랐던 못난 이 친구의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네.

그동안 쭉 지켜본 자네라면 틀림없이 나라에 보탬이 되고 지역도 조화롭게 이끌어갈 것으로 믿었었네. 그런데 지금 어떠한가? 자네나 나나 편하질 못하네. 눈뜨면 서로 물어뜯는 반목과 질시가 난무하는 세상이 되었네. 서로 존중하며 도청이전을 함께 마무리해야 할 김휘동시장을 일개 공천대상자로만 취급하여 시민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시도의원 공천대상자들에 대한 줄 세우기 또한 도를 넘었다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와 귀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네.

참으로 애석한 심정이지만 잘난 친구 덕분에 푼 소원이 도리어 멍에가 되어 어딜 가서나 자네 변명하기에 바쁜 수상한 시절이 되어 버렸네. 왜 이리도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는가? 자네를 당선시켰다는 명목으로 술수 부리고 사리사욕 채우기 바쁜 사람들에게서 빠져 나오는 것이 그리도 힘이 드는 일인가?

그들은 하나 같이 열을 두고 하나 아니면 둘만 얘기하는 사람들이네. 그들에게 편향되어 그 아홉과 여덟을 살피려는 열정이 둔해지고 안목이 흐려지는 순간 시민들은 냉혹하게 자네에게서 등을 돌릴 걸세. 여론이란 교도소 담장을 걷는 것처럼 아찔한 것이네.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순간 비수가 되고 낭떠러지로 내모는 것이 여론 아닌가?

김광림의원 보시게! 아직 시민들은 자네에 대한 애정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네. 중앙의 예산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험이 지역발전에 커다란 보탬이 되기를 바라고 있네. 반목과 질시의 한복판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와 내 고향 안동을 조화로운 반석 위에 올려 주기를 바라고 있네. 내 사람 니 사람에 눈 먼 자네가 아니라 안동인 모두의 국회의원이며 반대편조차 따뜻하게 손을 내밀 수 있는 감동의 정치인이기를 소망하고 소망하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제발 시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무리수로 지금의 상황을 수습할 수 없는 길로 치닫게 하지는 말게. 많은 이들이 자네를 통해 안동발전이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었음을 잊지 말게. 그걸 속 시원하게 풀어내 주어야 하질 않겠나. 정쟁의 중심에서 한 발 비켜선 채 누구와 손을 잡고 가야 이 시끄러운 일들을 깨끗하게 잠재우고 자네가 원하는 살맛나는 안동을 만들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원칙은 멀리 있지 않네. 결국은 시민의 목소리가 해답이 아니겠나. 잘 살펴보기를 바라고 바라네. 

편집인  피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