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3일 남겨둔 일요일 오후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무소속연대와 한나라당의 대규모 유세전이 펼쳐졌다.

친박이라는 화두를 놓고 때는 다르지만, 같은 장소에서 두 진영 간 치열한 설전이 있었다.

먼저 자리를 잡은 이동수 후보 측은 오후 3시부터 남규덕 전 안동경찰서장과 윤병진 전 안동시의회 의장을 필두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윤 전 시의회의장은 이동수 후보를 현대판 선비정신의 실천가이자,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로 소개하며, "김휘동 현 안동시장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이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권 후보의 그것에 비해 약 3%정도 앞서고 있다고 밝히며, "지난 번 합동유세에 이어 수많은 한나라당 핵심인물들이 안동을 방문해 권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에게 앞서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고 조바심이 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명의 지지연설자로 나온 대한민국 박사모의 한 관계자는 "친박의 수장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이동수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말로 입을 뗐다.

그는 곧 이어 열릴 한나라당 유세에 찬조연설을 하러 내려온 한나라당 김무송 원내대표를 두고 "약속도 지키지 않고 친이계로 전향한(박근혜를 떠난) 배신자"라며, "그런 사람이 양반도시 안동땅을 밟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국 6만의 친박 회원들이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도 전했다.

이동수 후보도 자리에서 "배신자가 안동에 온다니까 저쪽(권영세 후보 측)에서 사람이 없을 것을 예상하고, 일요인인데도 불구하고 안동병원 직원들을 동원하는 등 인원수를 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후 4시부터는 한나라당 거리 유세가 이어졌다. 이날 유세에는 무소속 연대와는 반대로 한나라당에 적을 둔 도·시의원선거 출마 후보들 대부분이 참석해 그 세를 과시했다.

권 후보의 지지연설에 나선 한 연사는 이동수 후보를 '돈 없어 회사 부도내고, 남의 돈 빌려갔다 갚지도 않는 사람'이라 한 뒤, 이 후보 때문에 뇌물공여로 공무원 6명이나 옷을 벗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 안동시장에 권영세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권영세 후보는 이어지는 연설에서 집권여당의 힘과 중앙정부의 거대한 인맥이 있는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시장감이라고 말했다.

또 선거가 끝날 때까지 상대방을 헐뜯거나 비방하지 않고, 깨끗하고 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연설이 끝나고 얼마 후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탤런트 출신인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국회의원이 단상에 올라 권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김을동 의원은 "권영세 후보가 당선돼야 국회 예결특위간사인 김광림 의원과 서로 공조체제를 이뤄 신도청시대를 조속히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동시장과 한나라당은 궁합도 잘 맞다"고 말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마이크를 이어 받은 한나라당 김무성 대표는 "행정고시 출신인 권 후보의 동기들이 중앙부처 요직을 속속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축구에서도 박지성, 이청용 두 콤비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그라운드를 누비듯, 안동도 김, 권 쌍두마차가 힘차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적극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권영세 후보 측 유세차량이 문화의 거리에 진입할 때 한 시민이 통행에 불편을 준다며 한나라당 관계자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몸싸움이 오갔고, 진행에 다소 차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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