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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은 중국과 조선족을 비롯해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러시아 등 현재 20개국 이상이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6월 현재 결혼이주여성은 전국적으로 10만4천290명에 달하며, 경북에만 5천747명의 여성이 결혼을 해 한국에서 살고 있다.

또한, 통계청은 결혼이주여성이 한국문화와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해 결국 이혼하는 건수는 가정수 대비 이혼수로 따져 봤을 때 우리나라 일반 결혼가정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출 사례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최숭근 안동시다문화가족센터장은 "산업연수나 위장결혼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3개월 가량 가정생활을 하다가 소규모 공장 등에 취업하기위해 가출을 하는 것과 중개업소 말만 믿고 현지에서 결혼을 해 한국에 왔지만 막상 와보니 중개업소에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이 바로 가정 파탄으로 이어져 결국 가출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최숭근 센터장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국 결혼이주여성의 가출건수에 비하면 그래도 안동지역은 적은 편이다."며 "비록 결혼중개업소에 속아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됐지만, 이것을 받아들이고 참고 사는 결혼이주여성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데 역점을 두고 안동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올해부터 '1대1 가정방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정방문교육은 5개월 동안 교육사가 직접 집을 방문해 한글부터 한국풍습까지 다양한 교육을 한다. 현재 안동에는 313세대가 다문화가족이며, 이중 올 한에만 120여 가정이 이 방문교육을 받았다.

최숭근 센터장이 들려준 결혼이주여성 통계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나라 결혼이주여성 정책의 현 주소를 그대로 나타냈다. 최숭근 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이나 단체는 많지만 실효를 못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회단체를 비롯해 각종 종교단체, 여성단체는 물론 지역단위 행정기관에 이르기까지 결혼이주여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행사를 치르는 기관은 매우 많다.

"그러나 이들 기관단체들은 비슷비슷한 연중행사를 치를 뿐 결혼이주여성들이 현실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고 최숭근 센터장의 분석했다.

반면, "결혼이주여성들로 인해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점은 환영받을 일이다."며 최숭근 센터장은 "아이를 찾아보기 농촌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아이의 울음소리를 이어주고 있고, 이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이중언어와 이중문화를 경험함으로써 세계화와 국제화 시대에 소중한 자산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동시 태화동에 살고 있는 K씨(필리핀.39). 4년 전 현재의 남편(41)과 결혼했으며, 4살 된 딸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현재 안동시다문화가족센터에 나와 한글을 배우고 있다는 그녀. 필리핀에서 대학을 나와 조산사(Midwife)일을 하다 중개업소를 통해 현재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하지만, 남편은 오른팔을 쓸 수 없는 장애인으로 직업이 없어 시부모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현재 그녀는 학원에서 아이들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에 처음 와 1년 동안은 적응하기 힘들었다."며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을 포기할 순 없었다. 지금은 시부모와 남편, 딸아이와 잘 지내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최숭근 센터장은 "농촌으로 시집와 시부모를 모시고, 경제능력이 없는 장애인 남편과 살면 한국 사람조차도 많은 갈등이 있을 것이다."며 "이를 결혼이주여성이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식으로 보는 것은 문제다."고 말했다. 언론이나 사회가 너무 부정적인 측면만을 들여다보기 보다는 사회적·제도적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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