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후포에가면 오래된 공동 어시장이 하나있다, 어시장에는 늘 사람으로 붐빈다.
아마 경북 북부권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치고 후포 어시장을 모르는 이가 없을것이다. 그 곳에는 영춘횟집을 경영하는 "영춘이"가 있기 때문이다.
억세고 투박한 몸빼 아지메들 가운데 청일점 한 사내가 김영춘 사장이다.
그도 필자와 동년배로 반백의 중년이다, 그의 미소와 손님 맞이는 특이하다.
구멍가게 아저씨처럼 부담감이 없고 참 편해서 좋다, 누구라도 가까이 닥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거친세상에 등대같이 밝고 맑은 가슴을 지닌 바다 사나이다.
인심이 후하고 속임없는 싱싱한 회를 값싸게 제공하니 그를 찿는이가 많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피서철이나 휴가로 7번국도 동해 바다를 찿을 때면 늘 그가 떠 오른다.
효자로 널리 이름 알려져 있지만 몇해전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홀연 단신 횟집을 경영하고 있다.
바닷고기 비늘과 내장이 묻은 앞치마를 두르고 연신 고기배를 따고 횟감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보면 어떤이는 측은하게 생각하고 혹여 바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니다, 세상에 가장 멋있고 행복한 남자임에 틀림이 없다. 그 어려운 환경과 역경 속에서도 그는 열심히 살고있다.
필자가 알고 있는 김영춘사장은 10년이 훨씬 넘도록 지역에 어려운 학생들에게 매년 30여명이 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액수를 밝히거나 숫자를 밝히기를 거부하고 취지를 물을때면 특유의 웃음으로 손사레를 치며 오히려 본인이 부끄럽다며 얼굴을 붉힌다.
정말 장한 일이다, 우리 안동 지역에도 김사장 혜택을 받은 우수 학생들이 많다 .
사회 진출하여 성공한 수혜자들이 간혹 그를 찿아 감사인사를 하는 걸로 알고있다.
후포에가면 큰 바위 얼굴의 영춘이가 있고, 그 곳에는 비릿한 바다내음과 함께 훈훈한사람 냄새가 난다.이제 그도 늙어간다. 그러나 멋있게 늙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