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천에서 가송으로
농암종택은 낙동강 상류 청량산 자락,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자리하고 있다. ‘가송리’는 그 이름처럼 ‘佳松-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는 마을’로 산촌과 강촌의 정경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는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마을이다.
이웃에 도산서원, 국학진흥원, 오천유적지, 퇴계종택, 도산온천, 이육사생가 등의 유적이 있다. 신비의 명산 청량산과 더불어 가송의 협곡을 끼고 흐르는 낙동강은 낙동강1400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마을 앞에는 강과 단애, 그리고 은빛 모래사장의 강변이 매우 조화롭게 어울려 있는, 이른바 ‘도산9곡’의 비경이 간직되어 있다. 안동문화의 절정의 한 장소라 아니할 수 없는 이런 연유가 아니더라도 가송리는 ‘공민왕유적’, ‘고산정’, ‘월명담’, ‘벽력암’, ‘학소대’ 등의 명소를 감싸 안고 있어 그 자체의 아름다움만으로 찾는 사람의 감탄을 자아낼 것이다.
이런 환경에 자리한 600여년 전통의 농암종택과 유적들은 생의 ‘강호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공동공간으로 ‘江湖之樂’과 江湖之美‘를 추구한 농암선생의 생애와 문학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사색의 강을 제공할 것이다.
이현보 선생은 ‘본관은 영천(永川), 자는 비중(中), 호는 농암(聾巖), 설빈옹(雪 翁), 연산군 4년(1498)문과에 급제한 뒤 내직으로 예문관검열, 사간원정언과 외직으로 밀양과 안동, 충주 등지의 지방관을 지냈다. 이후 형조참판, 호조참판 등의 벼슬을 지내고 1542년 76세 때 병을 핑계로 벼슬을 그만두고 말년을 고향에 돌아와 지냈다. 조선시대에 자연을 소재로 삼아 시조를 지은 대표적인 문인으로 국문학 사상 중요한 자리를 치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효빈가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말뿐이오 간 사람 없어
전원이 황폐해지니 아니 가고 어쩔꼬
초당에 청풍명월이 나며 들며 기다리나니
“농암은 명예를 버려 명예를 얻었다“고 했다. 퇴계도 그렇다. 퇴계는 조선500년 ‘대재학’에 취임하지 않은 유일한 분으로 역시 명예를 버렸다. ‘대재학’은 국가적 글을 총괄하는 수장인데, 사士로 발신한 이들이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명예를 버려 농암에게는 ‘강호지락江湖之樂’이 왔고, 퇴계에게 ‘임천지락林泉之樂’이 왔다. ‘강호의 즐거움’과 ‘임천의 즐거움’이 곧 인생의 행복이었고 그런 생애가 문학을 낳았다. 문학은 ‘강호지미江湖之美’로 나타났다. 거기 ‘인간지락人間之樂’이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농암은 1512년 분가의 기슭 농암바위에서 부모를 위해 정자를 지었고 정자는 ‘애일당(愛日堂)’이라 했다. 정자도 많고 이름도 많다. 그렇지만 ‘효’를 실천하고자 지은 집은 드물다. 또 그 이름이 ‘애일’이니, 얼마나 멋진 이름인가! ‘애일’은 ‘날을 사랑 한다’는 뜻이니. ‘애일당’은 곧 ‘날을 사랑하는 집’이다. 정확하게는 “부모님이 살아계신 날을 사랑 한다”는 뜻이다.
농암은 여기서 아버지를 포함한 아홉 노인들을 모시고 어린아이처럼 색동옷을 입고 춤을 추었다. 농암 자신이 이미 이때 70세가 넘은 노인으로, 중국의 전설적인 효자를 그대로 실행했다. 이를 ‘애일당구로회(愛日堂九老會)’라 했다.
지금 안동영천이씨는 이헌의 후손 2만여 명이 전국에 산재해 살고 있고, 650여년의 역사를 가졌다. 그런 세월 속에 불천위 두 분, 대과급제 열두 분을 배출했다. 그리고 내. 외손으로 서원, 묘우배향 열 한분이고, 유고와 문집을 남긴 분이 80여명에 이른다. 이로써 안동 굴지의 가문이 되었으며 가송시대를 열었다.
농암종택에 살고 있는 이성원씨는 농암의 17대 종손이다. 지금 농암종가는 개방중이다. 전통문화 체험을 하고 싶은 이들은 농암종가에서 묵어갈 수가 있다.
예약 및 문의사항은 054)843-1202 자세한 내용은 http://www.nong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