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검찰청 안동지청이 끈질긴 과학수사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교통사고의 진실을 규명했다.

지난 2010년 12월 8일 오후 8시 57경 안동시 수상동에 있는 동굴매운탕 앞 도로에서 안동병원 방면으로 진행하던 B씨의 1톤 화물차량의 뒷 적재함 부분과 그 화물차를 뒤따르던 A씨의 승용차 앞 범퍼 부분이 충돌해 A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사망한 A씨의 혈액을 확인한 결과 혈중알콜농도가 0.166%의 만취한 상태였던 점과 당시 교통사고를 목격한 목격자는 없어 상대방운전자 B씨와 그 차량에 동승하였던 B씨의 부인의 진술과 도로교통공단 경북지부에 교통사고 조사 분석을 의뢰한 결과 'A씨가 음주한 상태에서 전방을 잘 살피지 않고 그 앞에서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포터 화물차를 들이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교통사고 분석결과를 기초로 A씨를 교통사고의 가해자로 입건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피의자가 사망함에 따라 사건을 종결했다.

그 후 A씨의 부인이 교통사고 조사 결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함에 따라 검찰은 당시 B씨가 동굴매운탕에서 식사를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피의자로 지목된 A씨가 사망해 종결한 사건을 재수사 했다.

검찰은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정밀하게 기록 분석하는 한편, 주임검사가 직접 현장조사를 통해 교통사고 발생위치 등을 재확인하고, 경찰에서 수사가 되지 않았던 동굴매운탕 주인에 대한 진술을 청취 및 상황재연 등 현장검증 재실시 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교통사고 원인에 대한 정밀분석 의뢰 등 조사 진행했다.

그 결과 B씨가 화물차를 정차하였던 위치 등이 사실과 다름이 확인 됐으며, 사고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출발하자마자 발생한 것인데도 B씨의 부인이 경찰 조사에서 '당시 잠을 자고 있어서 사고 당시의 상황을 모른다.'고 진술해 진술의 신빙성도 의심하게 됐다.

또한, 현장에서 당시 교통사고 상황을 재연한 결과 B씨가 운전하던 포터 화물차가 중앙선을 넘어 안동병원 방면으로 진입하였을 경우 예상되는 위치와 사고 당시의 위치가 일치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결과도 B씨가 운전하던 포터 화물차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전한 것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결과를 확인했다.

검찰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B씨 및 그의 부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자신들이 타고 있던 포터 화물차가 중앙선을 침범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는 취지의 자백을 받아 냈으며, B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검찰은 자칫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채 끝날 뻔 한 사건을 교통사고 당사자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현장상황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교통사고 분석 의뢰 등 과학적인 수사기법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사건의 실체를 밝혀낸 것이다.

한편, 수사검사의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으며, 피해자의 유족은 가해자를 용서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사진>

사건 당시 사고 차량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