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국보 제70호) 원소장처를 놓고 지난 2월 23일 진성이씨 대종회에서 "해례본 원소장처는 주촌 종택"이라고 주장한데 이어 이번에는 광산김씨 긍구당 종손 김대중 씨가 3월 28일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씨는 이 자리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이하 간송본)은 안동시 와룡면 가야리의 광산김씨 긍구당이 1940년 초까지 원소장처였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며 "이 책은 1938년말에서 1940년 초에 긍구당 종손 김응수의 사위 이용준이 긍구당 서고에서 유출해 의도적으로 앞 2장을 새로 깁은 뒤 1940년 처에 간송 전형필 씨에게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성이씨 대종회 측은 진성이씨의 '선조 이정(李禎)이 여진을 정벌한 공으로 세종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세종실록에 따르면 1433년에 평안도 영변의 약산성을 수축한 기록에 있고, 이 당시 군역에서 이정 공은 최윤덕 장군의 막료로 참여해 군공으로 판관벼슬을 받았다고 나온다."며 "훈민정음의 반포는 논공행상이 끝난 13년 뒤인 1446년이니 시기적으로 맞지 않고, 또 군관이며 막료에게 하사했다는 주장도 허구."라고 강조했다.

간송본 앞 두 장을 연산군의 언문탄압 때 찢어서 없앤 뒤 1940년까지 집안에 보관했다는 진성이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간송본 앞 두 장은 세종대왕의 어제 서문이 있고, 또 정음의 발음 풀이 몇 자 외에는 모두 한자로 쓰여 있기 때문에 언문탄압 때 뜯었다는 주장도 허구."라고 반박했다.

또한, "앞 두 장에는 긍구당 서가에 있는 모든 책에는 긍구당전가보(肯構堂傳家寶)라는 장서기가 쓰여있고, 간송본 첫 장에는 광산후인 김치상인 성응가장(光山后人 金致祥印 聖應家藏)이라는 장서인을 찍어 놓았고, 두 번째 장에는 천하태평춘(天下太平春)이라는 입춘첩과 사돈지가 붙어 있었기 때문에 긍구당 소장이라는 증거를 없애려교 고의로 훼손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용준 씨가 장인 김응수와 장모 송씨에게 보년 편지 12통이 보관되어 있는데 서책이 유출되던 시기인 1939년과 1940년, 1941년에 보낸 편지 내용 중에는 서책을 유출한 수신처로 관철정 257번지를 지목하거나 책을 가지고 온 일에 대해 '범행자부대죄(犯行自負大罪)라는 말을 하며, 자신의 범행이 대죄이며, 저지른 행위는 범죄였음을 시인하고, 또 자신이 책을 가져간 일에 대해 고속이서지례(古俗貽書之例-옛 풍속에 책을 주는 사례)라는 표현을 쓰며 자신에게 책을 준 것인 양 하라고 쓰고 있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간송본은 이용준 씨가 훔친 것으로 원 소장처는 긍구당이라는 사실을 호가인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그 당시 조부님의 음성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데 간송본의 원소장처를 놓고 진성이씨 회양당에서 기자회견까지 하며, 거짓 주장을 세상에 알리고 있는데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조상님을 뵐 면목이 없다."며 "진성이씨 회양당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은 역사적으로 조금만 들여다보면 허구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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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8 13:05:07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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