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도마 만들기에 흠뻑 빠져 있어요. 처음에는 짜투리 나무로 도마를 만들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하곤 했는데, 이제 찾는 사람이 자꾸 늘어서 아예 도마 만들기에 전념하고 다른 일은 줄여야겠어요."

사재로 미술관을 건립하고, 시민들에게 무료개방 및 미술체험교실 등을 열어 시민들은 물론 지역 예술·문화인들의 화합과 공감의 장소를 마련한 권오준 조소작가이자 미술관장이 요즘 도마에 푹 빠졌다.

권오준 작가는 작가라는 직업 외에 건축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나무로 작품을 만들고, 집을 짓고, 창을 만들던 중 '맛있는 음식과 도마의 콜라보레이션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한때 멋진 셰프의 꿈을 꾸었던 적도 있었고, 실제로 몇 년 간 레스토랑을 운영해 누구보다도 도마에 대해서 애착을 가지고 있고,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작업 도중 생긴 짜투리 나무로 눈을 돌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가 주로 작업하는 도마의 소재는 돌배나무, 호두나무, 호주산 캄포나무, 토종 박달나무, 강원도 산 자작나무 등이다. 그중에서도 박달나무를 제일로 친다. 밀도가 높아 칼 자욱이 나지 않고, 김치 국물 등이 잘 배이지 않아서다. 또 표면에 제주도산 동백기름을 먹이면 질감과 색감이 완벽한 박달나무 도마가 탄생한다.

그런 도마를 그에게서 구입하거나 선물 받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의 도마를 '명품도마'라고 치켜세운다. "지금까지 본 도마 중 최고."라거나 "음식을 하려나 도마가 너무 아깝다 벽에 걸어 둘 수도 없고..."라며 엄치를 치켜드는 것이다.

권오준 작가는 "국산 목 중에서도 추운 지방에서 자란 나무를 선호한다. 추운 지역에서 자란 나무가 결이 단단해 도마를 만들었을 때 최고의 품질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방에서 흔히 쓰이는 도마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제는 도마도 하나의 작품으로 대접받아야 한다."며 "기존의 도마와는 다른 하나의 조소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디자인 등에도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오준 작가의 '안동미소도마'는 오는 6월 7일 대구 EXCO에서 열리는 제17회 대구 음식·관광 박람회에 초대돼 전시되며, 음식 플레이팅 및 접시, 소반 등으로 그 활용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련사진>

2018-04-24 16:32:42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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