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이전지역이 결정된 2008년 6월 8일은 안동시민에게 있어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날로 기억될 것이다.

이날은 30여년 숙원을 이룬 쾌거였고 역사적 자부심에 걸맞는 미래의 희망을 키워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에 전개된 일련의 의의 제기에 따른 검증과정과 갈등을 해소하는 일들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고 이러한 문제를 합리적 정황제시와 끈끈한 인내로 극복하고 경상북도 도청소재지를 안동시와 예천군 일원으로 조례에 명시함으로써 긴 과정은 일달락됐다.

안동과 예천은 공동유치신청, 안동의 역사적 전통과 대와적 위상, 안동시민의 도청유치에 대한 한결같은 열망, 학계의 열정적인 천착과 학문적·인적 네트웍, 정치권의 시의적절한 전략과 광범위한 인맥, 경북북부권의 공동대응 등이 이룬 결실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경북도와 안동시, 예천군에는 각기 도청이전지원단이 구성돼 업무가 진행 중에 있고, '신도시 기본계획 및 개발예정지구 지정 등에 관한 연구용역'이 수행 중에 있으며 도청 청사신축 타당성 조사 용역도 진행 중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도청 이전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꾼준히 제기되고 있는 행정구역 개편 및 통합계획,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 경제위기와 여당 내 갈등으로 인한 국비확보의 가변성 등은 도청 이전의 발목을 잡는 외부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리고, 안동과 예천의 유기적인 업무 합의 여부, 북부지역 내부의 상생발전을 위한 공감대 형성, 도내 남부와 북부의 이해관계 조정 등 만만찮은 과제들이 놓여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도청이 전 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이주대책의 원활한 수행도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지방자치제에서 도청 소재지를 관할 자치단체 내에 둔다는 것은 상식이고 원칙이다. 행정구역 개편은 주민 상호간 동의가 없이는 불가능 하고 동의에 의해 추진되더라도 광역단위 행정계층이 존재하는 한 도청이전은 행정구역 개편과는 별개의 문제다.

도청이전 작업이 김관용 도지사의 적극적인 의지에 의해 추진되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도지사의 재선여부는 향후 추진 작업과 깊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 할 수 있다.

도청이전에는 최소한 1조2천억원 이상의 국비확보 계획을 하고 있어 정부의 재정상황과 여당내 원만한 합의는 예산확보에 중요한 변수가 아닐 수 없다.

또, 안동과 예천의 유기적인 합의는 인근 북부지역의 합의를 얻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합의의 바탕에서 도내 남부지역의 합의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원만한 보상합의는 도청이전을 앞당기는 일임은 물론이다.

도청이전에 따른 북부지역 및 도내 남북간 상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도청이전지역과의 광역교통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일차적으로 사업이 확정된 봉화~울진간 국도 36호선, 포한~청송~안동간 국도 31호선, 안동~영덕간 국도 34호선을 조기 건설해야 한다.

또, 도청 신도시와 예천, 안동을 연결하는 지방도 확장 및 신설도로 개설도 조기에 건설함으로써 도내 시군과의 접근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하겠다.

그리고 도단위 산하기관의 이전 계획은 또 다른 도민 갈등을 유발할 수 있고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 및 이전효과와 깊이 관련된 일인 만큼 신중하고 실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서로간 상생발전 방안을 지연산업, 문화산업, 신재생, 신성장 산업 등으로 벨트화 하거나 성장축으로 발전시키는 등 산업발전과 연계해 발전시킬 수 있는 거시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도청 신도시는 단순한 행정기능만 부여되어서는 이전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고 당초 도청이전을 통해 북부지역을 발전시키고자 했던 북부지역의 기대도 충족될 수 없다. 도청이전과 더불어 상당부분 제조업 기능이 함께 이뤄져야 최소한 북부지역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다.

산업과 행정이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하겠다.

도청 이전과 더불어 안동과 예천이 공동으로 안고 있는 과제는 기존도심의 활성화 방안에 관한 것이다.

이 역시 산업기반을 확대하는 일이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지만 시·군 내부적으로 보다 면밀한 대응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청을 유치한 입잔에서 이 부분을 지나치게 공개적으로 강조하게 되면 타 지역으로부터의 비판에 직면할 우려도 없지 않다.

현재 경상북도는 도청청사는 2013년까지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고, 2027년까지 목표로한 12.34㎢내에 10만명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상북도는 기존 전라남도의 도청이전 사례를 거울로 삼고 충청남도와 협의를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토지보상과 각종 계획수립과 아울러 2011년 착공을 한다는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려와 기대로 간절히 지켜보면서 시민들의 한결 같은 긍정적인 관심과 신뢰, 도청소재지 주민으로서의 세련되고 절제 있는 시민의식을 기대해 본다.

2009-06-16 09:24:05 / 이기덕 기자(leekd06@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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