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 개최도시인 안동을 비롯해 경북북부지역에서 개최된 가우데 이색 참가자들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대회 이색 참가자들을 보면 남자 최고령 참가자로 90세인 나정락 선수(1923년생, 울산시)가 파크골프에 참가하게 되며, 여자 최고령은 85세의 권순해 선수(1928년생, 경북안동)로 케이트볼 종목에 참가한다. 국학기공에 참가한 경기도 선수단의 강채윤 어린이는 6세로 최연소 참가선수가 된다.

특히, 전우의 유골을 찾기 위해 페러글라이딩을 시작한 현시천(83)선수와 하늘 위에서 대화하는 패러글라이딩 최상혁(44)·최주희(19)부녀 선수,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장빅토르(54)·장막심(24) 부자, 84세에 100m 15초대 손기호 선수, 밤거리가 무섭지 않은 무술 10단의 이은지(23)선수, 온 가족이 승마종목에 출전한 이흥봉(45) 씨 가족 4명, 엄마와 아들이 함께 족구 종목에 출전한 족구 장성순(42)·권기범(18)모자선수 등이 이색 경력을 자랑한다.

우리 경북에서는 은 박기수, 김순희씨가 부부선수로 인라인스케이팅의 남·녀 중장년부에 참가하고, 초등부에 유승민, 유승현 형제가 참가하기도 한다.

▶전우 유골 찾으러 패러글라이딩 시작 - 800회 이상 비행, 현시천(83)선수

패러글라이더 현시천(83·부산)선수는 800회 이상 비행기록을 갖고 있으며, 각종 대회에 100회 이상 출전한 마니아. 패러글라이딩 입문계기가 독특하다. 현시천 선수는 한국전쟁 당시 이등병부터 시작해 일등중사로 3년간 전선을 누벼 다님. 전쟁이 끝나고 장교로 임관하여 1980년 대령으로 예편.

6·25때 보병 11사단 소속으로 설악산 전투에서 189명의 전우를 잃고, 흩어진 전우 유골을 찾고자, 60세 이후인 1990년대부터 매년 설악산을 등정했으나, 강산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녹음이 우거지고 유골 찾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하늘 위로 비행하는 패러글라이딩에 착안, 전우의 유골을 찾기 위해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했다.

이후 패러글라이딩 마니아 된 현 선수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18년간 비행. 주로 주말을 이용 25kg 무게의 장비를 직접매고 활공장까지 오르내리며, 1~3시간 정도 비행하고 있다. 현재 부산광역시패러글라이딩연합회 고문으로 있으며 2002년부터 한일월드컵 기념으로 일본동호회와도 매년 1~2회씩 패러글라이딩 교류를 해오고 있다..

▶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장빅토르(54)·장막심(24) 부자 - 탁구 인천대표로 출전, 입상 노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장빅토르(Tyan Viktor·54)와 장막심(Tyan Maksim·24)은 부자지간으로 이번 대회에 인천광역시 탁구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2001년 근로 목적으로 내한한 빅토르 씨는 모국인 우즈벡에서 탁구를 즐겨한 탁구마니아다. 낯선 한국에 와서 외로움을 이기고자 탁구장을 찾은 것이 인연이 되어 지난 10년 동안 주말마다 빠지지 않고 탁구를 연습 이번 대회 인천대표로 발탁됐다.

탁구를 열심히 하면서 한국생활에도 빠르게 적응. 생활체육대회에 나가서 6부 준우승을 시작으로 5부 우승, 4부 준우승, 3부 준우승, 2부 준우승의 과정을 밟아 현재 1부(선수 수준)에 출전하는 수준급. 우즈벡에서 탁구선수(중학교)로 활약한 아들 장막심 씨도 1년 전 한국에 들어와 부자 선수로 대회에 출전했다.

▶ 84세에 100m 15초대 손기호 선수 - 80대부 없어 70대부에 출전(100m, 200m계주)

팔순의 나이에도 100m를 16초대(맘만 먹으면 15초대 가능하다고 장담)하는 선수가 있다. '총알 탄 할아버지'라 불리는 올해 나이 만 84세인 손기호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10㎞ 마라톤을 52분에 주파하고. 무거운 포환도 거뜬하게 던지는 육상 마니아다.

손기호 선수는 올해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서 70대부 100m, 200m계주에 출전. 80대부가 없어 70대의 동생들과 경기를 해야함에도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손 선수가 생활체육 공식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것은 60대부터. 평소 달리는 것을 좋아해 취미삼아 운동을 했던 그는 주변의 권유로 지난 1988년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개최된 '베테랑대회'에 100m와 400m에 처음 출전한 것을 계기로 생활체육과 인연. 첫 대회부터 우승을 차지하여 단박에 생활체육의 달인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지금까지 단거리와 1600m계주. 그리고 포환던지기 등에 100여 차례 참가해 우승과 준우승 등으로 획득한 메달만도 50개가 넘음(메달이 너무 많아 셀 수 없음). 한때는 6관왕을 차지한 적도 있을 정도다.

손 어르신의 주 종목은 100m. 현재 기록은 웬만한 30~40대들과 맞먹는 15초대. 60대 전반부에는 12초 3을 기록했고. 60대 후반에도 13초를 기록할 정도로 준족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성남시육상연합회 고문을 맡고 있는 손 선수는 "게으름 피우지 않고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그 비결"이라며 "“운동을 한 이후로 병원에 간 적이 없다. 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젊은이들과 친구처럼 지내기 때문에 더 젊어지는 느낌이 든다." 귀띔했다.

▶ 밤거리가 무섭지 않은 무술 10단 아가씨 - 합기도 이은지(23)

합기도 제주도 대표로 출전하는 이은지(23) 씨는 무술 공인 10단. 특공무술 3단, 합기도 3단, 경호무술 2단, 태권도 1단, 우슈 1단, 무술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지원 덕분에 무술을 맘껏 배우고 즐겼으며, 1년 전부터 합기도 도장에서 사범활동을 하고 있다. 유도와 검도를 취미생활로 배워 단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학생이던 2005년부터 운동을 수련하기 시작. 생활체육 대회에는 이번이 처음출전하는 것으로 대회에 우승하는 것보다 본인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 출전 목표다.

"아직 흉악범들을 만나지 않아 실전을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이 씨는 "실전을 하지 못해도 좋으니 우리 사회에서 흉악범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하늘 위에서 대화하는 부녀 - 패러글라이딩 최상혁(44), 최주희(19)

최상혁(44) 씨는 패러글라이딩 10년 경력을 지닌 베테랑. 경상북도 패러글라이딩팀 감독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 딸 최주희(19) 양은 경력 3년. 이번 대회 경상북도 대표선수로 출전하는 부녀 감독과 선수다.

▶ 온 가족이 출전 - 승마 이흥봉(45) 씨 가족 4명

경상남도(밀양) 승마대표 이흥봉(45) 선수는 부인 장필자(45)·아들 종현(17·딸 민지(15) 선수와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딸 민지 양은 릴레이 단체경기에 출전하며, 나머지 세 가족은 장애물 경기에 참가한다.

특히, 부인 장필자 씨는 지체 및 청각 장애인(인공 와우 착용)으로, 장 씨는 오래 서 있을 수 없어 승마를 시작했다. 승마를 통해 건강을 찾고 자신감도 얻었다고 하는 장씨는 "승마를 하기 전에는 남편과 아이들이 제각기 놀았는데, 새로운 가족문화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 엄마와 아들이 함께 출전 - 족구 장성순(42), 권기범(18)

족구 여성부에 출전하는 장성순(42) 씨는 아들 권기범(18) 군과 족구 종목에 출전. 권 군은 청소년부에 출전한다. 장 선수는 경북 문경에서 여성축구클럽 활동을 하다가 족구 종목으로 전환. 아들 권 선수는 어머니 장 선수의 권유로 족구에 입문해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할 정도로 열성을 보이고 있다.

장 씨가 말하는 족구의 장점은 "축구보다 부상의 위험이 적고, 신체 접촉이 없어 여성들이 하기에 안성맞춤"이라며 "아들 기범 군이 컴퓨터 게임 등 운동 활동이 적어 족구를 권유했으며,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3-05-24 15:15:20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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