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인 형제를 보호해온 50대 남성이 이들의 재산 수천만원을 빼돌려 자신의 사업자금 등에 사용하다 경찰에 잡혔다. 이 남성은 장애인 형제들이 갖고 있던 아파트까지 자신의 내연녀에게 매도하도록 하고 적금도 해약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경찰서는 16일 지적 장애인 형제를 보호하면서 이들이 갖고 있던 수천만원대의 재산을 자신의 사업자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횡령)로 A(52)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3월 말부터 2012년 6월까지 지적 장애인 B(39)씨 형제의 재산을 자신의 내연녀 통장에 입금시켜 보관해 오면서 30여 차례에 걸쳐 4900여만원을 빼내 개인용도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회사를 퇴직하면서 3400여만원의 목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뒤 B씨를 꼬드겨 퇴직금을 내연녀의 통장에 입금시킨 뒤 자신의 건설회사 자재비, 인건비 등으로 21회에 걸쳐 2,700만원 상당을 가로챘다.

A씨는 또 지적 장애인인 B씨의 형 C(42)씨가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고물상을 지어주겠다'며 자신의 내연녀에게 3000만원에 팔도록 하고, 피해자의 적금 400만원을 해약하게 한 다음 이를 건설 자재비 및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10회에 걸쳐 2,200만원 상당을 사용하는 등 총 4,900만원 상당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수사가 본격 시작되자 A씨는 B씨 형제에게 "내가 조사받을 때 술을 마시고 경찰서에 들어와 행패를 부려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형제들은 정신 지체 3급 장애인으로 사회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해 피의자가 자신들의 돈을 마음대로 사용했음에도 "좋은 형님이다, 왜 조사를 하느냐, 처벌을 하지 말라."고 하는 등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한편, A씨의 범행은 지난 5월 B씨 형제를 면담하던 안동시청 직원이 이상한 점을 발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2014-09-17 11:05:13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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