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은 18일 오후 2시부터 안동문화예술의 전당에서 '퇴계와 주자의 예학(禮學) 사상'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안동시 지원으로 추진하고 있는 '안동학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주자(朱子)의 고향인 중국 복건성 무이산의 송명리학연구중심(宋明理學硏究中心)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양 연구기관은 2012년 이래 '도산구곡·무이구곡문화 비교연구'라는 대주제 아래 안동의 도산구곡과 무이산의 무이구곡 일대의 문화를 인물·사상·인문지리·문화유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호 비교연구 해오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 연구주제는 '주자와 퇴계의 예학사상'으로, 퇴계 이황의 예학사상의 연원과 의미를 구명하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남아있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켜 나아갈지를 살펴보게 된다. 주자학을 계승해 완성한 퇴계철학 중에서도 예학은 그 후학들에게 면면히 이어져 우리 전통의례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고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술회의는 한국과 중국 연구자 4인의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되는데, 중국측 연구자들은 주자 예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자가례'를 중심으로 '주자가례' 중 여성관련 규정에 나타난 주자의 여성관, 중국인의 시각에서 본 '주자가례'의 한국 전파와 전개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한다. 한국측 연구자들은 퇴계의 예학사상이 지닌 특징과 의미를 살펴보고 이어서 그것이 오늘날 우리의 의례에서 어떻게 전승되고 있는지에 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자와 대표되는 중국의 예학과 퇴계로 대표되는 한국 예학 사이의 계승과 발전의 연계성은 물론이고 한국 예학이 이룬 독자적 성취와 사회적 기능 등의 차별성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복건사회과학원 부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송명리학연구중심의 연구진 6인은 이날 학술회의에 참여해 발표와 토론에 참여하는 이외에, 전후 7일에 걸쳐 안동지역 유교문화 현장조사와 영양군 일헌종택의 정담선생 불천위제사 참례, 퇴계종택 방문,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참관 등을 통해 중국과 달리 일상 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한국 유교문화의 진수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 안동학이란

 안동학은 지역학의 한 분야로서 역사, 철학, 문학, 민속 등 안동 지역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유무형의 문화 전반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안동은 전통문화의 보고이자 한국사상의 용광로라 불릴 정도로 불교, 유교, 민속 등 다양한 사상이 융합되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안동은 실제로 그러한 문화적 가치를 증언해주는 고서와 고문서를 비롯한 전통기록유산의 보고이자, 고택·누정·재사·서원 등 전통건축을 중심으로 한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안동은 한국의 정신문화의 대표하는 지역으로서 한국의 정체성을 들여다보는 창의 역할을 한다.

안동문화가 지닌 그러한 특징에 주목한 한국국학진흥원은 2001년부터 안동에 관한 연구를 '안동학'이라는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와 학술회의를 추진해 왔고, 그 성과는 올해말로 14집이 간행될 예정인 '안동학연구'에 수록해 보급해 오고 있다.

안동학은 1993년 시작된 서울학 연구에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지역학으로 성립되어 오늘까지 다양한 연구성과를 축적해오고 있다. 이는 부산학이 2003년, 인천학이 2002년, 전주학이 2005년 출발한 것과 비교해볼 때, 인구 17만에 지나지 않는 중소도시인 안동에서 지역학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며, 그만큼 안동에 학술연구의 대상이 되는 풍부한 유무형의 문화자산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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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 14:41:18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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