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농촌마을 인근 임야에 골재 채취를 위한 쇄석장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주민과 개발업체, 이웃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안동시 남선면 이천리에 위치한 개발 예정지는 남선면과 임하면의 경계지점으로, 쇄석장이 들어 설 경우 임하면 신덕2리와 추목리 150여 가구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주민들의 반대가 '생태환경보호'라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주거환경보호 차원의 반대이며, 대부분이 판단력이 부족한 노령층의 농민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 중인 B기업은 지난 해 예정지의 임야와 진입로 부지 매입을 끝낸 후 1차로 사업허가 신청을 했다가 무산된바 있어 지금은 잠복기 상태다.

B기업이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자 주민들은 다시 불안해 하고 있다.

신덕2리 주민들은 "도로 폭이 5m도 안되는 차선도 없는 도로 여건에 쇄석산 허가는 어불성설"이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했다.

또한, 주민들은 공청회와 동의과정에서도 "쇄석장이 들어 올 경우 쾌적한 주거환경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며 "주민 의견에 반하는 개발 허가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는 강경한 입장이다.

주민 이모(44세.남.추목리)씨는 "반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며 "이미 조직적으로 반대 운동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결의를 다졌다.

또 다른 주민도 "채석장 바로 옆 문중 산에서 해마다 양질의 송이버섯을 채취해 소득을 올리는데, 채석장이 들어오면 발파충격과 비산먼지로 인해 더 이상 소득은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며 격앙된 반응이다.

도로변에 사는 권모(65세.남.신덕2리)씨는 "지금도 아스콘공장 차량의 통행으로 집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있는데, 골재 운반차량까지 다닌다면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옥이나 다름 없을 것." 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B기업 관계자는 "주민이 원하는 어떤 조건도 들어 줄 용의가 있다."며 "차후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서로 작성해 공증까지도 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안동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사업신청을 했다가 주민동의를 받지 못해 무산된 적이 있으며, 지금은 행정적으로 어떤 절차도 진행되는 게 없다."라고 했다.

인근주민들의 반대를 단순한 님비현상으로 치부하기엔 간단치 않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

골재생산을 위해 파쇄된 암석은 콘크리트용 골재와 도로건설용으로 구분되고, 채석장의 대표적인 환경오염은 발파로 인한 충격과 쇄석기의 소음, 분진, 그리고 운반할 때 발생되는 비산먼지가 있다.

폭파로 인한 충격은 수많은 장약을 동시에 점화하여, 한 번의 폭파로 약 2만톤의 암석을 생산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피해는 사람에 대한 정신적 피해와 가축의 생장에 대한 피해가 있다. 실제 이런 피해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보고 된바 있다.

소음과 분진은 폭파로 생성된 큰 덩어리의 암석을 파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여기에 반드시 뒤따르는 것이 분진(먼지)이다. 채석장 인근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위치한 마을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비산 먼지는 생산된 골재를 대형덤프 트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현재 우리나라 덤프트럭 구조는 비산먼지를 방지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지 않다.  비산 먼지와 분진은 대표적인 환경오염원이며, 사람과 농작물, 가축은 물론 생활환경 전반에 걸쳐 큰 피해를 준다.

B기업과 주민들, 안동시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사진>

▷ 쇄석장 예정지 마을 입구에 레미콘 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2009-02-23 18:29:24 / 이상우 기자(lsw@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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