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하면 전국에서 독립 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해 낸 고장이며,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 말하지만 시민의식은 정신문화의 수도라 부르기에 많이 부족한 것 같다.

3월1일 3·1절을 맞아 지난 28일부터 안동시에서는 횃불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등 매년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 운동가를 배출한 안동을 기리는 행사를 민간단체의 주도로 해오고 있다.

하지만 실상 안동시민들은 그저 일요일과 겹친 휴일일 뿐 '3·1절 정신을 계승하고···'하는 문제는 언제나 지역 최고 어른 또는 그게 준하는 어른들이 떠드는 얘기 일 뿐 나하고는 상관없다고 무시하는 듯 하다.

3·1절 거리에는 태극기가 나부끼고 있지만 정작 집집마다 매달려 있어야 할 태극기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국기게양·관리 및 보급 지침'에 따르면 '국경일, 1월1일, 국군의 날, 한글날, 현충일, 국장기간, 국민장일(조기게양)의 경우에는 전 국민이 가정에서 반듯이 국기를 게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고,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은 시민들이 기념일에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지난 년도 3·1절도 그랬고, 건국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태극기 달기 운동을 시행한 지난 광복절에도 마찬가지여서, 초등학생들도 아는 국경일 태극기 달기는 어른들은 모르고,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모르고,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편친 관계 공무원들도 모른다.

교사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아파트 단지, 공무원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아파트 단지들을 둘러 봤지만 국경일을 기념하려고 매달린 태극기는 소수에 불과했다. 오히려 휴일을 맞아 따스해진 봄의 기운을 마끽하려는 나들이객들만 있었을 뿐이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서 국경일에 국민의 가장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태극기 달기 조차 스스로 하지 않는데 안동이 가장 많은 독립 운동가를 배출했다고 자랑할 수 있을까?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가 안동이라고 자랑할 수 있을까?

아무리 국가기념일에 국기게양률이 2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가 있고 국기 게양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습관이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안동시민들의 마음가짐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시민답게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안동시 관계 공무원들 역시 기념일마다 개최되는 시각적인 축하·위문 행사보다 국기를 게양하는 작은 실천부터 선행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마음을 집약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안동이 진정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임을 보여 주어야 한다.

               <관련사진>

2009-03-01 14:44:52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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