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안동예술제가 안동시민회관 및 시민회관 전시실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일재 공연으로 연극 '너도 먹고 물러나라'가 24일 오후 7시 안동시민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졌다.

이번 연극은 극단 광장에서 제작한 것으로 안동 MBC에서 리포터로 활동 중인 권희진 씨가 모조리네 역을 맡고, 연극배우 박봉건 씨가 박판수 역을 맡아 오늘날 갖가지 천박한 성문화를 극을 통해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는 연기를 펼쳤다.

이 극은 황해도 지방의 한량 굿을 극본으로 옮긴 대표적인 작품으로 본래 마당극 현태를 취하고 있다. 이 극은 자본가로 알져지는 상층구도와 희생양으로 그려지는 하층구도 사이에 벌어지는 욕망과 물질문명의 병폐, 부조리한 모습을 놀이와 제의의 양식화로 구연했다.

작품은 돈 많고 나이 들고 병들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졸부의 후처로 들어간 '모조리네'는 영감이 죽은 다음에 겪게 될 운명에 대해 듣고자 방님 점쟁이 박판수의 집에 점을 치러 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산통으로 점쾌를 풀던 박판수가 모조리네가 저지를 일들을 몽땅 털어놓아야 바른 점쾌가 나오겠다고 하자 모조리네는 실타래처럼 엉킨 과거사를 하나하나 털어 놓는다. 기생집부터 룸싸롱까지 향락문화의 찌꺼기 속에서 살아온 모조리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던 둥 아이를 낳아 죽였다고 실토하고, 판수는 큰일 날 일을 했다고 노하며, 진혼굿이라도 해야 한다며 아이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웅덩이에 버려진 아이는 한 둘이 아니고 아이의 환영 때문에 미쳐가는 모조리네는 세상에 대한 독설과 피맺힌 절규로 진혼굿을 돕는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관련사진>

2009-05-24 21:38:19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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