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청이 인사발령으로 시끄럽던 7월 21일, 안동시청 공보전산실에 들어갔더니 낯선 잡지가 눈에 들어왔다. 대충 그러려니 하고 집어들고 보는데 눈을 사로잡는 단어 하나! 택리지! 오호라~ 이중환의 택리지를 한글로 옮겼나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이건 단지 택리지를 인용만 했을 뿐 택리지에서 언급한 도시를 돌면서 그 도시의 인물들을 소개하는 그런 잡지였다.

▲ '한국현대인물편찬위원회'에서 발간된 '대한민국 신 택리지를 가다' 안동편

거기까지는 그래도 좋았다. 어쨌든 잡지에서 안동을 소개해 준다는 것은 그만큼 안동의 위상이 커가는 증거니까…

하지만 책을 들쳐보길 잠시, 이건 아닌데 하는 본능적인 충동이 뇌리를 스치면서 곰곰이 책을 돌아보았다.

등록된 책인 만큼 등록일자도 살펴보고 대표자도 찾아보고…. 2010년 7월 4일 등록, 7월 15일 날짜로 '한국현대인물편찬연구회'에서 발행된 '대한민국 신 택리지를 가다'(안동편)이 통권4호인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멀찌감치 떨어져서 생각해봐도 꺼림직한 느낌은 떨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112페이지의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히 살펴봤더니 과연! 하는 쾌재를 부를 수 있었다.

일단 안동을 빛낸 사람들 면면을 살펴보자.

제일 먼저 강보영 안동병원 이사장이 등장한다.

물론 안동병원을 전국적인 규모로 키운 공로는 안동인이면 누구나 다 인정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생존해 있는 인사를 안동을 빛낸 인물로 선정할 수 있는 권한은 과연 누가 부과한 것인지? 그런 잡지에 사진을 주고 축사까지 써 준 안동시장은 과연 알고도 그랬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안동시장이 자신이 안동을 빛낸 인물로 나오는 그런 잡지에 축사를 쓸 정도로 의식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시청 공보실에서 발견된 그 책자는 안동시가 전혀 의식을 못하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피해갈 수 없는 정황적인 증거를 제공한다.

그 책자에는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를 포함해서 김광림 안동시 국회의원, 심지어 안동을 빛낸 인물로 소개된 권영세 안동시장의 축사까지 실려있다.

김광림 국회의원의 경우는 본인이 안동을 빛낸 인물로 선정되지 못한 탓인지 축사가 그렇게 볼썽 사납지는 않은 반면 권영세 안동시장의 경우는 많은 대비를 이룬다. 본인이 안동을 빛낸 인물로 등장하면서 거기에 축사까지 곁들이는 센스를 발휘해 주셨으니,이보다 어떻게 더 빛낼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한편 안동시에서는 축사를 써 준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책자가 나와서 공보실에서 발견되도록 몰랐다는 공보실의 발뺌은 책자 발행 업자를 두둔하던지 책임을 면하려는 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공보계장인 고모 계장은 이 질문을 한 기자에게 상생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자신은 옷을 벗어도 여관업을 하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책은 권당 2만원이라는 가격이 붙은 채로 100권 정도가 안동시로 왔고 안동시는 이 부분에 대해 예비비를 동원해 책을 구입하던지, 아니면 공보실에서 주장한대로 축사를 써준 적도 없고 인터뷰에 응한적도 없는데 단지 사진을 보내 달래서 보내줬다면 위궤에 의한 허위사실공표죄라던지 어쨌든 남들이 보기에 타당한 대응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 책에 등장한 안동을 빛낸 인물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1-07-22 22:43:53 / 김태동 기자(tdongk@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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