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가 당국의 허가도 받지 않고 천연기념물인 혹고니를 들여와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안동 백조공원에서 사육 중인 혹고니. 환경부는 혹고니를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천연기념물이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종 1급으로 지정된 혹고니를 사육하려면 환경부와 문화재청에서 사육·보관 허가를 받아야 하며, 사육·보관 장소를 변경할 때도 반드시 허가를 받아 시행해야 한다.

2012년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혹고니 20여 마리를 구미지역의 한 생태연구소에 보관해오던 안동시는 49억원이 투자된 백조공원 조성이 완료되자 올해 혹고니를 공원으로 옮겨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안동시는 반드시 거쳐야 할 문화재청의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를 받지 않은채 혹고니를 안동으로 옮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천연기념물은 사육장소가 바뀔 경우 문화재청의 심의과정을 거친 뒤 허가를 받는 '문화재 현상변경'을 준수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혹고니는 보관 장소가 변경되기 전에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안동 백조공원으로 옮겨진 혹고니와 관련해서 현상변경에 대한 신청이 들어온 적이 없고 허가를 내준 적도 없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절차상 오류가 있었던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일에 맞춰 안동 낙동강변과 백조공원에서는 대대적인 혹고니 개방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혹고니를 낙동강에 유영할 수 있도록 텃새로 번식시켜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해온 안동시의 백조공원 사업이 자칫 혈세만 낭비하고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혹고니는 6·25전쟁을 전후해 우리나라를 찾는 수가 크게 줄었으며, 최근에는 강원도 화진포에서 강릉 경포호에 걸쳐 매년 140마리 가량 찾아와 겨울을 나고 있다.

뉴스1 피재윤 기자

2014-10-10 09:43:19 / UGN 경북뉴스(ugnews@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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