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8년만에 금메달을 안긴 임용규선수를 배출하는 등 테니스 명문학교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안동고등학교가 테니스장 일부를 헐고 실내골프연습장을 조성키로 해 테니스부를 해체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안동고등학교 테니스부 출신으로 인천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개인·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임용구 선수를 축하하는 현수막 이 걸린 가운데 테니스장을 실내골프연습장으로 바꾸는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안동고는 최근 기존의 테니스장 4면 가운데 클레이코트 2면을 철거하고 실내골프연습장을 조성하기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테니스 감독을 맡고 있는 선생과의 협의는 물론 교직원 회의조차 열지 않고 현재 교감과 전 학교장선생의 입장만을 반영해 이 같은 일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이 항의방문을 나서는 등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현재 안동고 테니스장은 11명 선수들이 사용하기에도 코트가 부족해 차량을 이용, 인근 시민운동장 테니스장에서 동호인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는 실정임에도 학교 측은 방과 후 학생 및 교직원의 여가 활동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실내골프연습장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과연 누구를 위한 골프장인지 의심의 눈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학교를 항의 방문한 학부모 A씨는 "당초 교육청에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클레이코트를 케미칼코트로 변경해 준다고 약속했는데 난데없이 실내 골프연습장이 들어선다니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학교가 점진적으로 테니스부를 해체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동고 테니스부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고, 축구부와 달리 안동지역 선수들이 많이 진학하고 있는데 만약 테니스부가 해체된다면 지역 초·중학교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선수들은 어디로 진학해야 하는 것이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학부모 B씨는 "학교가 테니스 선수를 꿈꾸며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한 배려에 앞장서야 할 마당에 가뜩이나 부족한 테니스 연습장을 없애고 실내 골프연습장을 짓는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정말 골프연습장이 필요하면 학교 주변 유휴지를 활용하면 될텐데···"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같은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학교측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안동고 교장 A씨는 항의 방문한 학부모들에게 기분 나쁘다는 듯이 "할 이야기가 없으니 돌아가라."는 등 오히려 학부모들에게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교장은 물론이고 교감까지 학부모와 체육관계자들에게 공공연하게 "'테니스부는 다른 곳으로 보내든 테니스부를 해체하든 안동고등학교에는 못 둔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동고등학교는 지난 1982년 테니스부를 창단해 지금까지 국가대표 지승호, 권오희, 임용규 선수를 배출하며 최근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그 동안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테니스 명문고로 이름을 떨쳐 왔다.

2014-10-17 10:56:45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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