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서 벌어진 2008 전국 체급별 장사 씨름대회 청룡장사(105.1 ㎏ 이상) 결정전에서 백성욱(용인백옥쌀) 선수가 청룡장사에 등극했다.

대회 마지막 날 벌어진 청룡장사 결정전은 가장 무거운 체급답게 지난 3일 예선전을 치른 거구들의 선수들이 저마다의 기량을 발휘하며, 청룡장사를 거머쥐기 위해 한바탕 경합을 벌였다.

가장 눈에 뛴 선수는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 백성욱 선수와 윤정수(수원시청) 선수였다. 두 선수 모두 4강전에서 김승현(연수구청) 선수와 하상록(현대삼호중공업) 선수를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한 경기를 했지만 관록에서 앞선 탓인지 결승에 진출했다.

백성욱 선수는 4강전에서 김승현 선수를 맞아 1-1로 팽팽히 맞선 3번째 판에서 들배지기로 김승현 선수를 모래판에 누이 결승에 올랐다. 드라마틱한 경기는 윤정수 선수와 하상록 선수의 4강전 경기로 두 선수 역시 1-1의 줄다리기 시합을 펼치다 마지막 3번째 판에서 하상록 선수가 회심의 일격으로 시도한 안다리 걸기로 윤정수 선수를 눕혀 이기는가 싶었으나 넘어가는 과정에서 다리를 접질려 결국 부상으로 경기를 속행할 수 없다고 판단 기권했다. 윤정수 선수는 경기에서 지고도 결승전에 올라가는 행운을 누렸으나, 그리 오래가지 못한 행운 이었다.

우승 후보들끼리 맞붙은 결승전 경기는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기였다. 백성욱 선수가 경고를 받고 패색이 짙던 첫 번째 판에서 1초를 남기고 차돌리기로 승리, 힘찬 함성을 지를 때 이미 승리를 예감 했을까? 나머지 두 번째 판과 세 번째 판에서 매섭게 들어오는 윤정수 선수의 공격을 뿌리치며 지키기에 나서더니 결국 계체량까지 가는 승부 끝에 연속 무승부로 청룡장사 가마에 올랐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씨름을 시작한 백성욱 선수는 "모든 영광을 아버지에게 돌린다."라며 "윤정수 선수가 체격이나 힘에서 부담가는 선수라 샅바싸움을 한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우승 소감을 말했다.

한편 백승욱 선수의 아버지도 경기장을 찾아 장한 아들의 모습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어릴 때는 공부도 잘하던 아이가 이제는 장사가 되었다."라며 주위의 축하 인사에 일일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번 2008 안동 전국 체급별 장사 씨름 대회는 안동체육관에서 4일 동안 벌어져 안동시민들에게 우리 민속의 정기가 어린 민속씨름의 참된 재미를 선사하고 4일 청룡장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관련사진>

2008-05-04 15:46:29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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