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예문관이 한국선비문화수련원과 영주 선비촌을 위탁 운영한 지 벌써 반년이 훌쩍 지 났지만, 한국선비문화수련원 대형버스 주차장 입구 2곳에는 아직도 지난 사업자 명의 안내 입간판이 교체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돼 있다.

경북 영주시 산하 한국선비문화수련원과 선비촌에서 모집했던 '2017년 인성최고지도자 교육과정'이 '협약 위반'과 '장삿속' 논란을 부른 가운데 결국 없던 일로 무산됐다.

지난 8일 예정됐던 3주차 과정 개강 및 이에 앞서 6월 26일 개강하려 했던 3박 4일 과정 모두 수강생 모집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한차례 모집 일정을 연기하고 강행하려던 계획에서 일정 포기로 급선회했다.

한국선비문화수련원과 선비촌을 위탁·운영하는 (주)예문관의 B 이사는 11일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몇몇 특정 언론에서 수강생 모집을 집요하게 방해해 교육일정 자체를 포기한다"는 망발에 다름없는 견해를 드러냈다.

본지는 지난달 15일 "한국 선비촌 '인성최고지도자 교육과정' 시행 불투명"이라는 제하의 내용으로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유림사회의 반응과 영주시의 대처상황 등을 보도했다.

지도·감독기관인 영주시와 일체 사전 협의 없이 이번 교육과정을 임의로 개설한 (주)예문관은 짧은 교육일정에도 1백여만 원이라는 비싼 수강료를 공지하면서 곧바로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선비촌인성교육원장 명의로 홈페이지와 인터넷 카페 등에 '한국 선비촌 인성최고지도자 교육과정' 개설을 공고하고 유림단체 등에 수강생 모집 안내장을 발송했지만, 유림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시 당국도 진상파악에 착수하면서 프로그램 시행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성리학의 전통을 현대화한 맞춤 프로그램이라고 했지만, 이와 배치되는 교수진은 물론 인성교육원장이라는 P 씨는 불교 전공자로 과거 유림사회를 경악하게 했던 '오령교 파문'의 당사자였으며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인성교육원에 입학하면서 한국선비촌인성교육원장에게 입학원서를 제출하는 이상한 구조였다.

양쪽의 인성교육원은 교육일정 공지에 앞서 급조됐는데, 선비촌은 전통 민속촌락을 관람하는 시설로서 교육기관으로는 볼 수 없다. 또, 영주시 공유재산인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의 본사를 서울에 있는 (주)예문관 사무소로 공지하는 등 극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

더욱이, 강사진의 대부분은 '성균관유도회 인성최고지도자회'로 구성됐는데, '성균관유도회'에 등록되지 않은 임의 단체로서 이들은 지난해 성균관유도회를 사칭한 교육원명의 인터넷 카페에 '2016년 성균관유도회 인성최고지도자과정' 모집공고를 했다가 말썽이 일자 교육일정을 취소한바 있다. 당시 이들은 수강생 한 사람당 120만 원의 수강료를 받아 챙겼었다.

특히, (주)예문관은 지난달 16일 영주시로부터 공문을 통해 '협약서 제22조 규정에 따라 '영주 선비촌'이라는 공식명칭을 사용할 것' '제11조 규정에 따라 인성교육원 및 인성교육원장의 직제는 정식조직을 갖추고 승인을 받을 것' '해당 사업의 회계에 대한 결산보고를 시행할 것' 등의 강한 수준의 경고 및 시정조치 통보를 받았다.

한편, 올해 1월 1일부터 (주)예문관이 시설물을 위탁받아 운영한 지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난 상황이지만, 한국선비문화수련원 대형차량 주차장 입구 2곳에는 아직도 지난 사업자 명의 안내 입간판이 교체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이곳은 국내 관광명소인 B 사찰로 이어지는 길목 대로변으로 평일에도 수많은 차량이 지나고 있으나 관계자들은 아직 한 번도 이곳을 돌아보지 않은 것인지, 보는 사람의 눈을 의심케 할 지경이다.

주민 K 씨는 "선비촌 저잣거리 세입자들과의 분쟁 및 법정 공방에 이어 선비문화수련원 목조건물의 화재사고, 정체불명의 교육과정까지 위탁업체도 문제이지만, 관리·감독 기관인 영주시는 더욱 문제이다"며 "어떻게 이런 업체를 공모에서 선정한 것인지 심히 한심스럽다. 영리 목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업체에 당장 위탁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본 시설물들이 선비의 도시 랜드 마크로서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2017-07-12 18:25:51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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