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소수서원박물관이 소장한 퇴계 이황의 친필 향의홀기를 지역의 청년 유림단체가 원문 그대로 대중 앞에서 시현한 숭모작헌례가 성황리에 봉행됐다.

퇴계 이황의 홀기는 소수서원에 배향된 문성공 회헌 안향을 제사하기 위한 신재 주세붕의 수필 홀기를 바탕으로 퇴계 이황이 친필로 정리한 것으로서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서원의 효시이며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선비의 도시로 불리는 영주시(시장 장욱현)는 지난 6일 오후 영주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성균관 영주청년유도회(회장 황재선)가 주관한 '2017 회헌 안향 선생 숭모제'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유쾌한 세대공감… 청년에게 길을 묻다‘라는 슬로건으로 동방 성리학의 조종(祖宗) 문성공 회헌 안향을 높이 기리고 그의 사상을 재조명하는 등 세대를 넘어 소통하고 공감하는 문화의 장으로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마련됐다.

유림과 각계의 내빈, 시민, 청소년 등 700여 명이 참례한 가운데 개막공연, 개회 및 의전행사에 이어 퇴계 홀기에 따른 숭모작헌례, 관내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전 공모한 ‘영주 역사인물을 찾아서 글짓기’의 우수작품 발표 및 시상식, 모두가 함께하는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숭모작헌례의 초헌관은 장욱현 영주시장, 아헌관은 김현익 영주시의회의장, 종헌관은 손영봉 경북청년유도회장, 독축 김성봉 회원, 집례 김용호 회원, 영주중학교 학생회장단에서 알자 이승윤, 찬인 손기원·김진규, 좌집사 서종찬, 우집사 강경훈, 사준 권현진·조주희·김창윤 학생, 사회와 해설은 목승균·이지안 회원이 맡았다.

'영주 역사인물을 찾아서 글짓기' 시상식에서는 대상 손동천(대영중 3), 금상 조정인(풍기중 2)·김진성(영주중 2), 은상 김명승(영광고 2)·양미선(풍기중 2)·신동준(영광고 1)·최준규(영주중 2)·이가을(영주여중 3), 동상에 정원호(영광고 2)·김민기(영광고 1)·김세화(영주여중 3)·이종화(영광고 1)·이승민(영주중 2)·이정인(영광고 2)·정민서(영광고 1)·허재훈(영주중 2)·박치용(영광고 1)·김동영(영광고 1) 등이 수상하고 입선한 다수의 학생이 상장과 부상을 받았다.

회헌 안향은 본관이 순흥(順興)이고 초명은 유(裕), 자는 사온(士蘊)으로 지금의 영주시 순흥에서 태어나 자랐고 이곳에서 학문을 연마했으며 18세 때인 원종 1년(1260년)에 문과에 급제해 교서랑 벼슬을 시작으로 도첨의중찬에 이르렀다.

안향은 왕을 호종하고 여러 차례 원나라에 다녀왔다. 충렬왕 15년(1289년) 11월에 왕과 공주를 호종하고 원나라에 갔다가 주자전서를 손수 필사해서 돌아왔고 재상직에 오른 뒤인 충렬왕 29년(1303년)에는 국학학정 김문정을 보내 공자와 70제자의 화상 및 문묘에 사용할 제기와 육경, 제자(諸子), 주자서 등을 구해 오도록 했다.

당대의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새로운 이념을 도입했으며 신유학인 성리학을 국시로 삼았던 조선의 개국을 뒷받침하는 사상적 연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선비정신의 핵심인 조선 성리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의 공로는 사후 성균관 문묘에 동국 18현으로 배향되는 영광으로 이어졌고, 조선 시대에는 주세붕에 의해 그를 배향하는 서원이 순흥에 설립됨으로써 우리나라 서원의 효시를 이루게 했다. 회헌 안향이 도입한 성리학은 단순히 외래 사조에 머물지 않고, 우리 선조의 꿈과 열망, 피와 땀을 담아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면서 미래의 삶을 바꾸는 세상과 문화를 만들 수 있게 했다.

황재선 회장은 개회사에서 "작헌례를 퇴계 홀기에 따라 시연하는 것은 전통의 형식을 빌되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데 그 뜻이 있다"며 "이번 행사는 집사자들을 어린 학생들로 선정하고 보여 주기식 공연 일변도가 아니라 학생들과 학부모의 지역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기획했다"고 했다.

김수식 영주향교 전교는 격려사에서 "영주가 선비의 고장이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훌륭한 선비가 많이 탄생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며 "그 중에서도 특히 회헌 선생은 영주를 대표하는 충신이자 성리학의 비조이다. 청년유도회가 이러한 회헌 선생을 기리고 숭모제를 올리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고 다행한 일이다"고 했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축사에서 "영주시는 회헌 안향 선생의 사상을 통한 현대적 선비정신 실천과 재조명을 위해 민간주도로 범시민 캠페인을 벌이고 선비 인성교육과 실천 매뉴얼을 보급하는 등 선비정신 조명을 위한 학술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회헌 안향 선생의 선비 실천 덕목이 현대사회에 확산되고 고결한 선비정신이 새롭게 꽃피울 수 있을 때까지 민간주도의 선비정신 시민실천운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고 했다.

                          <관련사진>

2017-12-10 13:42:54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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