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으로 은폐돼 지나면서는 바로 보이지 않았지만, 도로에서 불과 30여 미터를 걸어 올라 모퉁이를 돌자, 언제부터 이곳에 쌓아두기 시작했는지, 썩는 침출수 냄새와 역겨운 화공약품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찌르고… 일부는 세월을 말하는 듯 수풀에 덮여있는 각종 폐기물이 널브러져 마구 쌓여있었다"

경북 영주시 봉현면 테라피로 소재 산림청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하 국립산림치유원(일명: 다스림)이 건설폐기물의 처리기준 등 구성요건을 지키지 않아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대량의 혼합폐기물을 외부인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사업구역 내 은밀한 곳에 장기간 허술하게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다.

건설폐기물은 재활용 가능성, 소각 가능성, 매립 필요성 여부에 따라 구분해서 보관해야 하며 불연성과 가연성폐기물을 구분해야 한다. 특히 불연성과 가연성이 혼합된 경우는 가연성폐기물이 중량기준 5% 이하가 되도록 해야 하지만, 쓰레기하치장을 방불케 하는 이곳은 애초 이런 구분을 위한 노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폐석고보드, 폐타일, 목재 팔레트, 건축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모르타르본드, 유리섬유가 들어있는 폐물놀이 기구, 폐부직포, 다스림 내 홍보용 패널로 사용하다 폐기한 스티로폼, 폐타이어, 생활 쓰레기들이 한데 섞여 있고, 데크를 보수하고 남은 폐방부목, 계곡 사면에 있는 폐콘크리트, 심지어는 소나무 재선충 감염이 의심돼 옮겨다 비닐로 덮어 두었다는 임목 등 보는 사람의 눈을 의심케 할 지경이다.

사안이 불거지자 다스림 측은 처리하겠다며 곧바로 폐기물 분류작업을 시작했고 '폐기물임시야적장'이라는 푯말까지 세워 놓았으나 이곳은 폐기물야적장으로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못한 장소이다. 자연현상으로 강우 등이 발생하면 배수로 또는 바로 옆 계곡의 도랑으로 직접 유입되는 지형이기 때문이다.

특히, 도랑 3.9km 하류 남원천과 합류지점은 영주시 풍기읍민들이 마시는 상수도 취수원보호구역이고, 소백산 지역의 청정상태를 유지하고자 영주시는 '다스림' 일대를 친환경 과원단지로 지정해 관리·계도하고 있으며 풍기지역의 기관단체에서는 '1산1하천 책임청결구역'으로까지 지정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관리·봉사해 왔다.

다스림 관계자는 "잘못한 사실을 인정한다.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적잖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운영 및 관리 책임자로 내가 이곳에 전입해온 지난해 7월 이후 단 한 차례도 폐기물을 반출 처리한 적이 없다"며 "다스림 내 보수공사 등을 하면서 발생한 폐기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우리가 버리지 않은 것들도 있다. 모르는 척 한번 눈감아 달라! 몸담았던 공직생활 퇴직이 불과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영주시는 산림테라피를 목적하는 기관의 사업구역 내에서 발생한 일이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규정대로 조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서에서는 즉각 현장을 확인하고 13일 진상 조사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위반 정도에 상응하는 행정조치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다스림은 숲의 치유인자를 활용해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을 위한 적절한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다 나아가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산림청이 지난 2016년 10월 경북 영주시와 예천군의 소백산 옥녀봉 일원 2889ha에 국비 1413억여 원을 들여 종합적인 산림치유단지로 조성했다.

                        <관련사진>

2018-11-13 23:38:01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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