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휴천동 소재 삼성 홈플러스 영주점은 건물 정문 앞 대중교통 승강장을 점유해 고객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개장한 삼성 홈플러스는 줄 곳 이런 불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지만, 관계부처의 단속은 전혀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법령으로 설치한 버스승강장에 버스가 정차하지 못하도록 시설물을 설치했다.

시설물 설치로 버스승강장을 택시 승차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로 인해 빈 택시 승차장에는 매장이용객의 일반차량이 주차한다.

삼성 홈플러스 측은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이렇게 했다."라고 하지만 고객의 안전이라는 것이 택시 이용객들과 일반승용차 이용객들을 말하는 것일 뿐, 정작 가장 우선되어야 할 시민들의 대중교통수단인 버스는 2차선으로 밀려 승강장이 없는 상태에서 위험천만한 운행을 하고 있다.

고객의 안전이라기보다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둔 경쟁사의 외부주차장에 익숙해진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것이다."라는 것이 이 지역 주민들의 견해이다.

주민들은 삼성 홈플러스 영주점은 3층부터가 주차장인 건물구조로, 지역정서와 다르게 느끼는 주민들에게는, 썩 편리한 구조는 아니라고 했다.

또, 건물 4~5층 주차장은 관리상의 문제와 3층 주차장만으로도 고객 차량을 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평일에는 개방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4~5층의 주차장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폐쇄돼 있고, 어두운 상태에서 CCTV마저 가동하지 않는다. 5층 주차장은 그나마 사용이 거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삼성 홈플러스 영주점 관계자는 "별 문제 없다! 문제가 되면 시설물들을 바로 철수하겠다. 관계부처로부터는 이 문제로 단 한 번도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버스 여객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영주시와 삼성 홈플러스 측에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영주시 관계자는 "이곳에서 불법주차를 단속하려면 사전에 예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라며 "돈 안 되는 버스노선을 폐쇄해 버리겠다."라고 한다.

불법점유문제에 대해 시내 구 상권지역 주민들은 "관계부처가 삼성 홈플러스 봐주기를 하고 있다."라며 강한 유착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내 중심가 지역에는 도시이미지 제고를 위해 CCTV를 설치하고 강력한 주차단속을 시행해 교통 여건은 개선됐지만, 매출 급감으로 이어진 구 상권은 몰락위기에 처해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시내 중심가 손님들을 내쫓아 주차장이 있는 대형매장으로 보내주는 꼴이 됐다."라는 것!

한 도시의 교통 환경은 그 도시의 이미지와 직결된다. 질서 정연하게 주차된 차들과 원활하게 소통되는 시가도로의 흐름 등 골목길의 작은 모습 하나까지도 그 도시를 품격 있는 도시로 기억하게 하기도 한다.

반면, 무질서한 교통체계는 그 도시 정신문화 자체이기도 하다. 불법으로 점유된 대중교통 시설물은 영주시의 특정업체 봐주기와 탁상행정의 표본으로 보일 수도 있다.

영주시민 모두가 하나같이 내 집 앞을 점유하고 법령으로 설치된 건물주차장을 임의대로 사용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근래 버스승객의 대부분은 학생들과 노인들이다. 수십 년간 유지되어온 버스노선을 돈 안 되고 말썽 생긴다고 폐지하겠다고 말하는 관계자나, 문제가 생기면 점유물을 철거하겠다며, 점유 공간 줄이기와 늘이기를 반복하는, 영주시와 삼성 홈플러스는 부창부수로 영주시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닌가?

영주시는 최근 고유가시대에 발맞추어 에너지 절약차원의 대중교통 이용의 날을 지정해, 영주시장부터 대중교통과 자전거 등을 이용해 출근하며, 강력한 에너지 절약 운동 실천을 하고 있다.

관계자의 이러한 어이없는 발상과 대처는 영주시정의 방향과도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 가흥동의 K씨(남, 46세)는 "파란색 선이 선명한 버스승강장 표식 부분을 점유하고 변칙적인 사용을 하는 것은 당장에 조치해야 할 일로 결국 영주시민들을 의식하지 않는 행위이다."라며, "우리 세대도 학창시절에 이 노선을 거쳐 버스로 통학했다.", "소규모 영세업자들이라면 이런 행위는 꿈도 못 꿀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교육특구 고품격도시 영주시에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자라라는 학생들에게, 힘 있는 자는 불법을 자행해도 된다는 위험한 사고와 올바르지 못한 가치관이 정립될까 심히 걱정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법은 만인 앞에 공정하게 적용돼야 하고, 만인은 법 앞에서 공평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법은 곳 상식이라고 했다. 법령으로 영주시의 교통 환경을 개선해 고품격도시 영주를 만들겠다면, 그 법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상대적 약자가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다.

주차는 매출과 직결된다. 한적한 곳을 찾아 주차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시내 중심가 지역의 상권과 그 반대로 대중교통 승강장까지 점유하며 고객주차장을 확보하는 대형매장은 처음부터 경쟁 자체가 될 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영주시는 법으로 정한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서 볼일을 보는 것을 시내 중심가에 유도한다면, 당연히 삼성 홈플러스에도 정상적인 주차장이용과 개방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관계부처의 상식을 벗어나 서민들을 울리는 이중적인 잣대와 삼성 홈플러스의 시민들을 의식하지 않는 안하무인격인 영업방식은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관련사진>

 
 
 
 
 
 
 
 
 
 
 

▷시내 중심가 상가 밀집지역 모습

 

2008-06-30 09:36:46 / 김용호 기자(yaho@ugn.kr)

김용호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