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학교(총장 변창훈) 삼성캠퍼스 한학촌이 특정종교단체 신도인 대학설립자(현 총장 부친) 총장의 개인 불당으로 지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호는 물론이고 주변 시설물 명칭까지 모두 '한국천은미륵불원'의 교리 원리를 그대로 표방했기 때문이다.

대구한의대는 교육부로부터 지난해 부실대학에 지정됐으며 현 총장은 국면전환을 위한 봉화군 'DHU 산림특화캠퍼스' 사업을 벌였다. 본보는 대물림 사기행각으로 세간의 비난을 받는 지방특화캠퍼스 사업을 수차례 보도하면서 대구한의대 전 기획예산팀장 G씨(2011년 6월 사망)의 업무 노트와 기록을 입수하고 숨겨 있던 사학비리의 진상을 밝히고 있다.

대구한의대 설립자는 이사장과 총장을 번갈아 지냈다. 한국천은미륵불원 대표자급으로서 한학촌뿐만 아니라 서울 홍제동에도 개인 소유 불당이 있다. 재단이사인 부인 또한 대구 봉산동에 개인 불당을 소유하고 있다.

한국천은미륵불원은 타이완에 총본부를 둔 중국계 종교단체로서 국내에는 대구를 중심으로 서울 등에 21개의 불당을 두었다. 신앙대상은 명명상제와 미륵불이고, 머지않아 천지개벽이 되고 진정한 낙원의 세상이 이 땅에 세워진다고 한다. 동양의 3대 종교인 유교·불교·도교가 바탕이다.

대구한의대 한학촌 조성은 지난 2007년 유림인 (주)한국유리 벽송 이근후 회장이 선고의 뜻을 기리고자 서당 건물과 전통 유학 교육을 위한 발전기금까지 기증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전 복원이 끝나자 설립자 총장은 기증자의 뜻과 달리 교비를 투입해 자기 종교 시설물로 확대 공사를 계획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G씨 업무 노트에는 2008년 9월 22일 기획처장이 총장과 설전을 벌였다고 기록됐다. 조성된 한학촌에 총장이 건물을 신축해 불당으로 만들려 했고, 아들인 현 총장이 공사리베이트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는 내용이다. 결국, 당시 기획처장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확대 공사를 못하던 설립자 총장은 G씨 등을 징계한 후, 2010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1년 9월 현재의 한학촌을 준공했다. 한학촌의 구조는 애초 기증된 '일심서당'과 '한계정사' 위에 새로 지은 '삼성전'과 아래로는 좌우에 '자강사'와 '후덕당'이 있고 그 아래 입구에 '현통각’이 있다. 바로 옆에는 '대자연문화’ 대형 비석과 설립자의 흉상 등이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대각정'과 '대각종' 등이 있다.

한학촌의 건물 구조는 기증자의 뜻에 완전히 배치되는 것으로 '자강사'나 '후덕당' 등은 전통 한옥 건물도 아니다.

한학촌의 대문인 현통각은 '북에서 남으로 통하는 문'이라는 의미를 담았으나, 실제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천은미륵불원의 교리에 따르면 천명을 받은 점전사가 지점해 준 얼굴의 현관이 열리게 되면 죽을 때 영성이 그곳으로 나가 통천대로를 달려 바로 천당성역으로 간다는 뜻이다.

한학촌 옆에 세운 '대자연문화' 대형 비석 역시 대학과 전혀 관련 없는 시설로서 '대자연문화'는 천은미륵불원의 슬로건이다. 설립자 총장은 과거에도 교내에 미륵불 동상을 세웠다가 학생들의 방화로 철거한 적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한편, 대구한의대는 '한학촌은 옛 선비들이 학문을 연마하던 분위기를 직접 체험토록 해, 학생들에게는 인성교육과 예절교육을 통해 인격과 품성을 고양하고 외국인 비롯한 방문객들에게는 격조 있는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라져가는 전통교육문화를 보호, 육성하고 지역문화의 세계화와 본 대학의 설립이념인 동양학의 발전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2014-02-17 08:20:18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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