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A 씨는 국비지원비 70만 원이 계좌에 7월 28일 1차 입금됐다가 당일 본인도 모르 게 취소가 됐으며 7월 31일 2차 입금된 국비와 도·군 지원비 입금 부분에 대해서는 반환 통 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북 봉화군의 우박피해 농가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복구 지원비에도 그나마 시름을 딛고 경영안정에 애를 쓰는 가운데 군의 갈팡질팡하는 주먹구구식 복구비 지급 행태로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봉화군이 농가에 1차 지급한 피해복구지원비를 계좌에서 임의로 취소하는 가하면 2차 지급한 피해복구지원비에 대해서도 잘못 지급됐다며 많은 농가에 '반환 통지'를 했기 때문이다.

봉화군 전역에는 지난 6월 1일 우박이 쏟아져 3천여 농가 2천808ha 농지에 피해가 발생했다. 총 35억여 원의 복구비가 지원됐는데, 피해 농가들의 계좌에서는 7월 28일 입금된 '이체우박국비지원' 금액이 실제 당일에'‘취소' 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7월 31일 '이체국비지원'과 '전자우박도군지원'이 7:3의 비율로 입금됐는데, 8월 18일부터 21일경까지 반환 통지를 받은 농가들은 "엉터리 같은 피해조사와 보상행정이 부른 있을 수 없는 일로서 지원에서 제외된 농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라며 군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봉화군에서는 각 지역 읍면 사무소 일선 직원들이 농가의 피해 규모와 수혜자격 여부 등을 조사하고 농정담당 부서에서는 복구지원비 산정과 지급을 일괄 담당하면서 농가와의 업무상 마찰과 행정의 혼선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계좌에 잘못된 입금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의 단순 착오나 실수로 인한 경우에만 취소 또는 회수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이번 경우는 금융기관이 아니라 봉화군의 업무상 과오에 기인한 것으로써 금융기관의 허술한 계좌관리 또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번 우박피해는 밭작물의 정식 또는 적과, 적심 등 바쁘고 힘든 농사일에서 한숨 돌리던 차에 일어나 농민들의 절망감은 더욱 컸다. 정부의 재해대책이 대파비, 영농자금 이자감면, 자녀학자금 지원 등의 구호에 그치자 봉화군 농민들은 인근 지역 우박 피해 농민 800여 명과 함께 7월 24일 상경해 청와대 앞에서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봉화군은 지난달 10일 '봉화군 농어업재해 농어가 경영안정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고 밝혔다. 우박 피해 농가에 국가가 지원하지 않는 부분을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국가가 제외한 부분을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조례로 마련한 것은 전국에서 봉화군이 처음이다.

조례를 따르면, 농가단위 피해율 30% 이상 농가에 긴급경영안정지원비 25억여 원, 재난지수 300 미만 피해 복구비, 농사용 하우스비닐 및 농작물 생육 활성을 위한 농자재, 축사 부속시설 복구비용 일부 등을 군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봉화군 농정담당은 "1차 2천3백23 농가에 대한 복구비를 입금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해 농협 봉화군지부에 즉각 공문을 보내 취소요청을 하고 농가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해를 구하는 등 2차 정상지급 후 일부 잘못 지급된 농가에 대해서는 반환을 통지했으나, 반환 통지 대상은 20여 가구 미만이고 특정 지역에 해당한다. 농민들의 애로를 신속히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2017-09-10 17:46:06 / UGN경북뉴스(yaho@ugn.kr)

UGN경북뉴스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