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순 과장

"건물 속에 양치기 소년이 있으면서, 가끔 그곳에 있는 거주자를 놀라게 만들고 소방대원을 짓궂게 출동시킨다"

건물 속에 있는 양치기 소년은 다름 아닌 자동화재속보기이다. 자동화재속보기(이하 속보기)는 자동화재탐지설비의 감지기와 연동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소방서에 화재의 발생을 통보하는 설비이다.

최근 3년간('18~20') 영주시, 봉화군 관내 속보기의 비화재보*는 '18년 45건에 비해 19년 81건으로 80% 증가했으며, '20년 9월 말 기준 83건으로 전년의 수치를 이미 넘어섰다.

* 일반적으로 자동화재속보기 자체의 결함이나 오동작 등으로 인하여, 실제 화재가 아닌 상황에서 경보를 발하는 것 (非火災報)

속보기 비화재보가 울린 원인을 살펴보면, 속보기는 비가 많이 내리고 습도가 높은 계절에 집중해서 작동했다. 그중에서도 8월이 전체 209건 중 59건(28.2%), 7월이 33건(15.8%), 9월이 25건(12.0%)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때 평균 습도를 확인해 보았더니, 80%에 근접했다.

또한, 속보기가 설치된 지 10년이 지난 건물에서 속보기 비화재보가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18~20’) 전체 속보기 작동 209건 중 해당하는 건물은 72개 대상이었으나, 10년 이상인 건물이 43개(60%)이며, 2회 이상 중복해 비화재보가 울렸던 건물은 전체 72개 중에 42개**나 됐다. 심지어 20회 울렸던 건물도 한 곳이 존재했다.

** 2회 15개, 3회 10개, 4회 3개. 5회 2개, 6회 5개, 7회 2개, 8회 3개, 9회 1개, 10회 이상 1개

속보기 비화재보는 동화의 양치기 소년이 거짓으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알려 정작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사람들이 대응하지 않았던 것처럼,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화재경보에 대한 신경을 무디게 해서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반응하지 못하는 결과 초래로 화를 키울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다.

한편, 소방관서는 이에 출동하면서 헛걸음에 따른 예산 낭비와 정작 필요로 하는 출동을 하지 못해 피해를 키울 수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요구된다.

속보기 비화재보 저감 대책으로는 건물 관계자가 주기적으로 점검을 통해 속보기 비화재보를 줄이는 것이 상책이고, 때에 따라서는 오래된 감지기를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영주소방서에서는 추후 건물 관계자에게 속보기 비화재보 예방 교육을 하고, 소방특별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2020-10-12 17:03:54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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