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석 국회의원

■ 17대 국회에서 이미 법무부 소관으로 입법 추진된 '집단소송제'

중국발 멜라민 파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한나라당은 식품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을 예고한 바 있으며, 이에 앞서 지난 5월15일 17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식품관련 집단소송제를 포함한 식품위생 안전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안을 포함한 총 7건의 식품안전기본법안이 논의되었다.

이들 법안(고경화·김선미·강기갑·김재원·김효석·이기우 의원·정부) 중 고경화 의원 발의 안에 포함되었던 식품관련 집단소송제 도입과 관련한 논의과정에서, 당시 법무부는 식품관련 집단소송제를 식품안전기본법에서 다룰 것이 아니라 향후 환경, 의료, 제조업, 언론 등 다른 부분에서도 집단소송제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법체계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무부 소관으로 집단소송제 도입을 위한 종합적인 법률제정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식품관련 집단소송법은 법무부 소관 법률로 제정할 것으로 의견이 모아져, 7건의 식품안전기본법안이 식품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의 내용을 제외하는 위원회 대안으로 본회의에 상정되어 원안가결 되었다.

■ 법무부, 2차례의 공식 법률제정 요청받고도 '강 건너 불구경'

이후 법무부는 2차례에 걸쳐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식품관련 집단소송법’ 제정 추진 요청을 받았으나, 아직 논의만 되고 있을 뿐 식품관련 집단소송제의 도입과 관련하여 어떤 진전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식품안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식품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의 필요성은 제기되어 왔다. 참여정부 시절 '04년 불량만두 사건과 '05년 기생충 김치와 말라카이트 그린 생선이 적발되었을 당시도 그랬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올해 7월 생쥐 새우깡 사건과 이번 중국 발 멜라민 분유사건에 이르기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식품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매번 도입시기가 아직 이르며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미뤄져 왔다.

■ 지지부진한 논의보다 구체적 대안 제시와 관련법률 제정 시급

결국 이번 멜라민 파문은 정부 당국의 무사 안일한 식품안전 사고 예방 대책에 1차적 책임이 있으며, 입법을 추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사고 예방 효과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정부의 늑장 행정에 2차적 책임이 있을 것이다.

졸속으로 입법이 추진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제도 도입이 공론화되는 순간부터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관련 이해당사자들에게 충분한 주의조치가 가능하므로, 한나라당은 '식품관련 집단소송법' 제정을 신중하면서도 조속히 추진할 것이다.

2008-10-07 20:41:08 / 김용호 기자(yaho@ugn.kr)

김용호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