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단위 일제고사를 강행하기 전에는 그래도 초등학생들까지 문제풀이 강제학습에 시달리지는 않았지만, 초·중학생들조차 이제 꿈을 꾸고 가꾸는 학습 공간으로 느끼지 못하는 학교는 강제학습을 강요하는 지옥일 뿐입니다."

"학생들이 8시쯤 학교에 가면 시험 문제지를 풀어야 하고 수업을 마치면 보충수업으로 문제지를 풀어요. 야간에도 문제 풀기는 계속되고 심지어 토요일과 일요일도 쉴 틈이 없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영주지회 소속 교사들이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1주일간 영주교육지원청 앞 도로에서 전국단위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일인시위 및 홍보전을 펼쳤다.

전국 일제고사의 순위를 높이고자 시행하는 6월과 11월 경상북도 일제고사와 오는 7월 12일 시행하는 전국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

이들은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까지 2~5명씩 각자 피켓을 들고 '아이들이 문제 풀이식 강제 보충수업과 야간학습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는 문제풀이 강제학습을 강요하는 지옥일 뿐이다.'라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해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을 불렀다.

특히, 일제고사 전체에 차지하는 학생의 위치, 학교의 위치, 도교육지원청의 위치 때문에 성적이 다 같이 오르면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는 굴레 안에서, 1등은 성적이 내려갈까 불안하고 중간 등수는 성적을 더욱 올려야 하는 경쟁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새로운 생각과 참된 마음을 지닌 인재육성'이 교육지표인 경상북도교육지원청은 학교를 강제학습 지옥으로 만들고 학생들을 성적경쟁의 전쟁터로 내모는 가운데, 시험문제를 죽도록 풀고 성적경쟁에 몰두하면 새로운 생각과 참된 마음이 절로 생긴다는 도교육청의 해괴한 교육 방법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한편, 전교조는 전국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하고자 경북 도내 23개 시군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일인시위와 현장투쟁을 전개하는 등 일제고사를 치르는 7월 12일에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체험학습을 힘차게 조직한다는 방침이다.

시위에 참가한 한 교사는 "국가 교과과정이 제대로 이수 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자료 성격의 시험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쟁적인 순위위주의 일제고사는 불필요하다는 생각이다."라며 "시험이 있어서 불행한 학교가 아니라, 아이들이 각자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는 사회적 여건을 마련하고, 누구나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는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관련사진>

2011-06-26 20:25:50 / 김용호 기자(yaho@ugn.kr)

김용호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