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행사에 꼭 있어야 할 높은 분들이라 자리를 따로 마련했다면, 반드시 참석해서 지역주민과 함께하며 행사를 축하하고 빛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거 뭐! 군사독재 시절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고…, 안 그래도 추운 날씨로 축제장이 썰렁한 데, 이 빠진 접시처럼 남의 잔칫상에서 쉰 음식 얻어먹은 기분입니다!"

2011년 봉화송이축제의 폐막공연이 열린 지난 3일 봉화체육공원 주 무대 행사장에서는 자리를 지키지 않은 내빈들에게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의식이 부족하다는 질책과 비난이 쏟아졌다.

이날, 폐막 행사장 맨 앞자리에는 내빈을 위해 별도로 준비한 자리가 마련됐으나, 추운 날씨 때문인지 공연 중반까지도 텅 비어 있었으며, 종반에야 비로소 내빈 3명이 공연을 참관했다.

주민이 함께 어울려 공연 행사장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도 내빈석은 계속 썰렁하게 비어 있어 마치 이가 빠진 듯 주변과는 더욱 뚜렷한 대조를 보여 빈축을 샀다.

특히, 봉화군수와 봉화군의회 의장, 축제추진위원장 등 주요내빈은 행사장 주 무대 옆 대기실에서 곧바로 나와 폐막 인사말을 전했으며, 이들은 이후에도 주민과 함께하는 모습은 끝내 보여주지 않는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불꽃놀이 때까지도 내빈석의 모습은 그대로였으나, 불꽃 점화식에는 군수를 비롯한 10여 명의 내빈이 어디선가 한꺼번에 몰려나와 많은 사람의 눈총을 받았다.

한편, 이번 축제에는 예년의 절반도 못 미치는 인원이 참여하는 등 폐막식 3,000여 석의 의자는 마지막까지 채워지지 않았으며, 축제기간 좋지 않은 송이작황 등 부진한 판매실적과 더불어 공연행사와 부대 체험행사 또한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맥 빠지는 축제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봉화읍 주민 K씨(54세)는 "다른 도시의 축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런 분위기는 최근 봉화지역의 갈라진 민심과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무척이나 안타깝다."라며 "추워진 가을 날씨로 주민은 시린 손을 비벼가며 행사에 호응하는데, 군수를 비롯한 내빈들은 권위적인 불편한 인상보다는 먼저 주민과 함께 어울리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관련사진>

2011-10-04 17:17:10 / 김용호 기자(yaho@ugn.kr)

김용호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