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가 소백산 철쭉을 대량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시가 소백산 철쭉 생태복원을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소백산 철쭉에 대한 대량 증식기술을 연구·개발해온 소백산 철쭉꽃 나무가 올해 처음 개화한 것.

소백산 철쭉 증식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7년에 걸쳐 이뤄졌다. 소백산에 자생하는 철쭉꽃 나무는 1년이면 개화하는 다른 철쭉과 달리 7년 만에 개화하는 낙엽 성 철쭉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자생관목이다.

특히 화색이 연분홍빛으로 선명하고 아름다워 철쭉류 중에서도 왕이라는 '로열 아젤레아(Royal Azalea)'라고 불리고 있다.

영주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수종으로 뿌리가 곧고 멀리 뻗어 선비의 기개를 상징해 우리 민족 정서와 맞아 그 개발가치가 매우 높지만, 생육기간이 길고 증식이 어려워 일반 화훼농가는 물론 전문기관에서조차 대량생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동안 여러 지역에서 소백산 철쭉꽃 나무의 복원을 위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생육조건이 까다롭고 장기간에 걸친 플랜이 필요해 성공사례는 없었다.

영주시에서는 지난 2006년 소백산 철쭉꽃 나무 보존을 위해 체계적인 연구와 증식의 필요성을 느끼고 나무의 생육기간에 맞춘 7년의 장기 계획을 세워 소백산 철쭉에 관한 자생지 환경조사와 과학적 관리방안 마련했다.

시는 소백산 연화봉에 자생하는 철쭉 종자를 증식사업에 활용해 조직배양 기술개발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복원하는 것은 물론, 소백산국립공원관리공단과 업무협약, 후속 조약 체결, 자생지 생태환경 조사 및 토양환경 개선을 위한 모니터링과 체계적인 철쭉 복원 시스템 기반을 구축해 매년 10,000주 이상의 소백산 철쭉꽃 나무를 실생 증식하는 등 현재 45,000여 주의 철쭉꽃 나무 모본을 확보하게 됐다.

영주시의 장기간에 걸친 생태복원사업과 시가지 철쭉 길 조성 등의 노력으로 소백산 철쭉의 대량증식기술과 복원에 성공하여 7년 동안 해마다 심은 철쭉꽃 나무가 올해부터는 차례로 소백산을 물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는 지금 종자전쟁 중이다. 앞으로는 가지고 있는 종자의 공급력을 확보한 국가와 기업이 강력한 지배력을 갖게 된다. 그만큼 이번 사업이 갖는 의미는 크다. 소백산국립공원은 국내 최대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모데미풀을 비롯해 최근 멸종 위기종으로 신규 지정된 복주머니란, 날개하늘나리 등 다양한 자생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영주시의 이번 소백산 철쭉 복원은 소백산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토종 종자의 맥을 이어 발전시키려는 노력으로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제 소백산 철쭉꽃 나무를 소백산 정상뿐만 아니라 영주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영주시에서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개최되는 영주 소백산 철쭉제에 맞추어 소백산 철쭉꽃 나무 시식행사를 한다.

6월 2일 오전 10시 영주시청 전정에서 영주시의 시화이기도 한 소백산 철쭉꽃 나무 1,000주를 식재해 철쭉꽃 나무의 번식과 시민의 철쭉에 대한 관심을 높일 계획이다. 철쭉은 다른 말로 철쭉꽃에 취한 나그네를 뜻하는 산객(山客)이라고도 불린다.

2013-05-30 22:48:02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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