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라는 이름의 씨름경기라면 그 경기는 전국최고수준의 씨름대회로서의 원활한 경기진행과 그에 걸 맞는 관중동원으로, 유치도시 시민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주민이 함께하는 화합의 잔치 한마당이어야 하며, 대회에 참가하는 많은 선수와 관계자들의 유입에 따른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경북 영주시 국민체육센터에서는 민속경기의 맥을 잇는 최고기량의 아마추어 씨름선수들이 열전을 벌인 '대통령배 2009 전국 씨름 왕 선발대회'가 열렸다. 

'전국 씨름 왕 선발대회'는 1989년 10월 잠실학생체육관 대회를 시작으로 제21회를 맞았으며, 영주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국민생활체육회(회장 이강두) 주최, 국민생활체육 전국씨름연합회(회장 최영만)와 영주시 생활체육회(회장 이영호) 공동주관, 영주시가 적극적인 후원을 했다. 

'대통령배 2009 전국 씨름 왕 선발대회'는 지역의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와 시민 화합의 장으로서의 효과는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웠다. 대회장에서의 참가선수단은 기대 이하로 턱없이 작게 보였으며, 홍보부족으로 관중동원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대회가 개최되는 나흘 동안 참석한 관중마저도 경기관람보다는 경품 시간에만 잠깐 보였을 뿐, 대통령배 대회라는 이름을 실로 무색케 했다. 

이는 지방에서 열리는 경기대회가 소수의 중앙일간지만을 통해 홍보됨으로 말미암아 지역사회가 알아야 할 권리가 애초부터 외면당한 것은 물론,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관내 주요거리의 길목에조차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 하나 볼 수 없었었으며, 경품에만 의지해 관중을 기대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대회 개막식 당일에는 많은 기관·단체장, 체육회 관계자, 선수 등이 참석했으나 관람석에는 대부분이 내빈과 선수, 감독, 체육회 관계자들뿐이었다.

둘째 날, 셋째 날 역시도 지역민으로부터 대회장은 외면당했고, 결승전이 치러지는 마지막 날은 주말임에도 관람석 3,500석의 5분의 1도 채우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영주시는 1억 원이라는 막대한 시민의 혈세를 이번 씨름 대회의 유치비용으로 생활체육협회에 지급했지만, 결국 '2009 전국 씨름 왕 선발대회'를 유치하며 '씨름인들만의 잔치'로써 자리만 빌려준 허울뿐이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관계자들은 '대통령배 씨름 왕 선발대회'가 전통과 권위 있는 전국적인 큰 대회이기는 하나 결국 홍보부족으로 영주시는 지역민의 협조와 자긍심을 높이지 못했으며, 지역민의 관심과 호응 없이는 어떤 큰 대회도 아무런 기대효과도 얻을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긴 대회라고 입을 모았다.

대회를 관람한 김 모(41. 영주 휴천동)씨는 "TV에서 생중계를 보다가 영주에서 열리는 경기라는 것을 알고 영주국민체육센터를 찾아왔으나, 이렇게 초라하기 짝이 없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며 "영주국민체육센터에 영주지역민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비 오는 날씨만큼이나 무척 을씨년스러운 대회였다."라고 했다. 

전국 경기장을 다니며 노점을 여는 김 모(55. 안동 평화동)씨는 "다른 지역 큰 대회에 다녀봤지만, 이렇게 관중 없는 대회는 처음이다."라며 "체육센터만 그럴 듯하게 지어놓고 이렇게 대회를 유치하며, 왜 홍보는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럴 바에는 다른 지역에서 개최하도록 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관련사진> 

2009-11-30 11:33:03 / 최혜정 기자(chj21@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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