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착공을 앞두고 있는 대구시 달서구 대곡지구의 지방정부합동청사 입주를 둘러싸고 대상 정부 산하 기관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관은 상급기관인 행정안전부에 이전불가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웃지 못할 일이 불거 지고 있다.

대구지방정부합동청사는 오는 10월 착공 2011년까지 대지 3만 7.000여㎡에 연건평 4만7.000㎡ 규모로 건립해 대구경북지역본부세관. 대구국세청, 대구보훈청, 대구환경청, 대구공정거래사무소, 대구교정청, 대구노동청 북부지청 등 9개 정부기관이 입주할 예정인데 대상 기관들이 입주 불가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본부세관은 최근 청사 이전에 따른 이전 예정지 입지요건 적정여부를 심의해 달라는 심의요구서를 직속 상급기관인 관세청 청사수급관리조정위원회에 제출하고 입주예정지가 신속한 수출입 통관과 효율적인 감시 업무를 하는데 적합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관세청은 이달 중으로 청사수급관리조정위원회를 열고 심의할 예정이지만 조정위가 사실상 청사 이전 반대를 제기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행안부 방침에 반기(?)를 드는 셈이다.

또 다른 정부기관들도 마찬가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구국세청은 공식·비공식적으로 합동청사 입주를 반대하고, 타 기관과 함께 청사를 쓸 경우 네트워크 공동사용에 따른 보안문제가 많은데다 국세청의 특수업무인 세무조사와 탈세 제보자 방문 시 세무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대구국세청 관계자는 "정부합동청사입주는 국세청의 특수업무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면서 "입주가 불가피할 경우 엘리베이터라도 독립 사용할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의 정부기관들도 이전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으며 합동청사가 접근성이 떨어져 민원인들의 불편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내놓고 반대 하진 못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입주 예정 기관들이 입주를 꺼리고 있다" 며 "합동청사에 입주 하면 각 기관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 될 뿐만 아니라 청사 위치도 다소 외곽이라 입주를 꺼린다" 고 말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합동청사 유치에 영향력을 행사한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청사를 유치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시는 "정부기관들이 이미 정해진 정부 정책을 이제 와서 반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 추진 사업이 변경될 수도 없는데도 반대를 계속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상당수의 대구시민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사업에 정부기관들이 반대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모범을 보여야 하는 정부기관들이 엇박자를 보인다는 것은 아직도 관치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정부정책을 정부 산하 기관들이 반대한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며, 솔선 수범해야 할 정부 기관들이 정책을 반대 하면서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이해 또는 따라달라고 하면 설득력이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2009-07-05 19:11:19 / 김기원 기자(kkw@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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