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의성산수유 꽃 축제가 29일 일요일을 맞아 3만여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절정에 달하고 있지만 그들이 지역 경기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요일인 29일 의성군 사곡면 산수유 마을은 노랗게 물들인 산수유 꽃이 꽃봉오리가 터질 듯이 탐럽게 자태를 뽐내며, 가족단위, 친구간, 연인 등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고, 의성군은 KBS 전국노래자랑, 군민 걷기대회, 가파치예술공연단의 품바공연, 국내 정상급 댄스스포츠 선수들의 차차차, 룸바, 자이브, 왈츠, 탱고, 삼바, 파소 등의 스포츠 댄스 연기가 펼쳐지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의성군은 이들을 위해 시골장터를 마련 산수유 동동주, 산수유차 시음, 토속먹거리 판매, 지역 농·특산품 등을 전시·판매하는 것에 그치고 있어, 보여주기식 축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남 좋은 일만 시켜 주고 있다.

의성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은 주고 있지만 축제장인 사곡면 일대는 물론이고 의성군 전체를 둘러보아도 이들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열도록 해 지역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다.

산수유 꽃 축제지만 정작 산수유 열매가 열리는 철이 아니기 때문에 산수유 열매를 판매 할 수도 없으며,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의성마늘도 아직은 캐는 시기가 아니라 판매 할 수가 없다.

또한, 산수유 꽃 축제와 연계한 의성 관광투어 같은 프로그램이 없어서 외지 관광객들은 단지 축제장을 찾아 꽃을 즐기며, 사진 몇 번 찍고 '산수유 꽃이 이렇구나···예쁘네' 정도의 감탄사만 내 뱉은 채 인근의 안동이나 경주 등 다른 관광지로 이동해 버린다.

이날 축제장을 찾은 대구광역시의 정모씨 가족은 "의성에서 산수유 꽃 축제가 열린다기에 축제장을 찾았지만 꽃 말고는 특별히 즐길 거리가 없다."며 "오전 시간에 한 번 둘러보고 오후에는 청도로 넘어가 소싸움 축제를 즐기기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축제장이 의성군의 작은 시골마을이라 차량을 가지고 축제장을 방문한 많은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격기도 했다.

의성군에서는 축제장에서 약 1km남짓 떨어진 곳에 임시로 주차장을 마련했지만 어린 아이들이나 노인들을 모시고 축제장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은 "여기에 차를 주차하고 어떻게 걸어가느냐?"며 축제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축제장에 나와 있던 관계자는 "마을과 길 전체가 축제장이라 산수유 꽃을 감상하면서 걸어가면 그 또한 낭만 적일 것이다."며 "축제장 주변에는 임시 주차장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차를 세울곳이 없어 축제장과 약간의 거리가 있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의성군 사곡면은 오래전부터 봄꽃의 대명사인 산수유 꽃으로 유명했으며, 봄 철 노랗게 꽃  망울을 터뜨리는 300년이 넘은 산수유나무 3만 그루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어 이를 지난 2008년부터 축제로 활용해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간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성군은 이 많은 관광객들에게 얻은 것이 없다. 그저 '의성에 이런 것이 있고 여기가 의성이다.'정도로 만족한다면 모르겠으나 이왕 축제를 계획했으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지역 경기 부양책이 따라야 하고, 적어도 산수유 꽃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군민들로 하여금 그 부가가치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또한, 멀리서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고 축제를 즐겨야 한다. 의성군이 매년 산수유 꽃 축제를 열려면 관광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하며, 그들의 주머니를 열리게 하면서도 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아! 산수유 축제를 가보니 너무 좋더라'라는 말이 나오고 매년 더 많은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찾을 것이며, '영원불멸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노란 산수유 꽃은 봄의 전령사로서 경상북도에서 가장 빨리 열리는 꽃 축제로 거듭날 것이다.

               <관련사진>

2009-03-29 18:10:22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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