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서해안 기름 유출 사건으로 인해 올해 동해안을 비롯해 경상북도를 찾는 피서객이 늘어나면서 안동시는 쓰레기 처리 등 대책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길안천, 낙동강변, 안동 시가지 등 피서객들을 위한 화장실 등 시설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면서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길안면 신덕교와 금소교, 만음교, 묵계교 등 길안천 29.4㎞를 지나는 교량(13개)아래는 더위를 피해 물놀이와 고기잡이, 다슬기 등을 잡는 등 수렵에 나선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안동시는 때 이른 더위로 많은 인파가 안동시와 길안천 등을 찾으면서 많은 쓰레기를 배출함에 따라 쓰레기 수거대책에 나서 공무원과 환경미화원으로 구성된 기동처리반 2개팀을 편성·운영하고, 암롤박스 13개를 설치하여 쓰레기 수거에 나섰으며, 피서객들 편의를 위해 공중화장실 19개를 설치하며 피서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

또한, 길안천 주변 NGO단체 회원 26명과 차량 10대, 경운기 3대 등 장비임차 예산 지원을 통해 발생되는 쓰레기를 실시간으로 수거하고 자연환경 보전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으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에 대한 단속도 실시하고 있다.

안동시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서지 주변 시설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안동시는 피서지 주변과 안동시가지 및 낙동강변에 설치한 화장실 등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심한 악취와 함께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곳이 있는가하면 각종 오염물로 더렵혀져 피서객들은 화장실이 아니라 강변 수풀이나 사람들의 눈길이 없는 곳에서 볼일을 보는 등의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안동시가지 갈비골목 안 공동 화장실은 고장이 난 곳도 많아 오물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으며 낙동강변의 간이 화장실은 오물과 쓰레기로 이미 화장실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인 곳도 여러 곳이 있다.

이렇듯 안동시는 피서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였으나, 정작 피서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시설물에 대한 관리·감독은 허술해 피서객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무더운 저녁 가족들과 강변을 찾은 강남동의 한 주민은 "시원한 강바람을 느끼고 무더위를 피해 가족들과 강변을 찾았다."며 "아이가 화장실을 가고 싶어 했으나 간이 화장실에 전등도 없고 너무 지저분해 사람들이 없는 구석진 곳에서 볼일을 보게 했다. 아이에게 공중도덕을 지키라고 가르쳤는데 무의미해 졌다."고 부끄러워했다.

안동역 앞 갈비골목의 한 업주는 "갈비골목 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하고 잘 못 문을 열어 놓으면 악취가 난다."며 "식당 업주들이 가끔 청소를 하기는 하지만 워낙 시설이 낙후돼 시급한 개·보수가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휴가철을 맞아 안동을 찾은 피서객들에게 이런 화장실 등 시설물을 사용하게 하면 그들은 안동을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기 어려울 것이다. 비록 대부분의 피서지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안동시도 대충 피서지의 시설물이 '거기서 거기'란 이미지를 심어주기 보다 작은 시설물이라도 유지·보수·관리를 통해 깨끗하게 만들어 간다면 안동을 찾은 피서객들도 즐거운 기분으로 안동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관련사진>

2008-07-17 18:48:00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피현진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