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2일 '대구·경북행정통합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기본계획(초안)은 공론화위원회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연구단(이하 위원회 연구단)에서 '제1~3차 대구경북행정통합 온라인 시·도민 열린 토론회'에서 도출된 시·도민 의견, 대구·경북행정통합기본구상 및 기본계획수립전략, 각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발전계획, 기능적 역할 분담 및 연계강화방안 등을 연구하고 검토해 담아냈다.

대구·경북특별광역시는 대구시와 경북도는 통합하되 대구 7개 자치구·1개 군, 경북 10개 시·13개 군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이다. 반면, 대구·경북특별자치도는 대구시를 특례시로 바꾸고 7개 자치구·1개 군은 준자치구로 운영하되, 나머지 경북 10개 시·13개 군은 그대로 두는 방안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2019년 12월 대구시와 경북도가 행정통합 연구단을 구성하며 논의가 시작됐다. 연구단은 지난해 4월 행정통합 기본구상안을 내놨다. 이어 지난해 9월 연구단의 후신인 공론화위가 발족했고, 6개월 만에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안동 등 경북 북부지역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은 먼저 너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계획된 행정통합 일정은 2021년에 주민투표 실시, 2022년 7월 통합 지자체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광역자치단체 간의 통합은 전례가 없어 어떤 변수가 생길 지도 모르고, 코로나19로 인해 혼란스러운 정국에 시·도민이 통합에 신경 쓸 여유가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지난 2016년 안동시로 이전한 경북도청과 협소, 노후화로 인해 달서구 두류동에 신청사 건립을 추진 중인 대구광역시청 문제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후엔 청사를 일원화해야 한다. 하지만 대구광역시청 신청사로 통합 시 경북북부 주민들의 반발 및 균형발전 저해가, 경북도청으로 통합 시 대구광역시민들의 반발과 인구 구조 상 행정 비효율이 우려된다. 청사를 이원화할 경우 행정 비효율과 통합의 명분, 목적이 퇴색되는 결과만 낳게 된다는 것이다.

지역감정의 문제도 있다. 대구광역시민들이 통합 시 우려하는 점들 중 대표적인 것이 '경상북도 대구시로 돌아간다', '대구 세금 경북 북부로 빠진다' 이며 경북도민, 특히 경북북부 주민들이 통합 시 우려하는 점들 중 대표적인 것이 '대구 집중이 가속화된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합을 실시했다간 대구(+경북남부)주민과 경북북부 주민들 간 지역감정만 더 부추기는 역효과만 발생한다.

또한,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한지 40년을 바라보는 시점이라, '경상북도 대구시' 시절을 경험한 사람들은 최소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고,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들은 직할시 승격 이후 태어나 경북과의 동질감이 약하다.

10~20대들은 경북 보기를 부산·경남 보듯 하고, 경북보다 부산·경남을 더 자주 찾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 앞으로 대구의 주류층이 이들 세대로 재편될 것을 고려하면 행정통합은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광역자치단체 수가 줄어들며 얻는 손해라는 것이다. 행정통합 시 각종 유관기관이나 혁신도시 등 광역자치단체별로 부여받는 몫이 줄어들 것이 뻔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구광역시도 행정통합으로 얻는 이익이 높지 않다. 대구는 1969년 인구 100만 돌파 이후 12년 간 직할시 승격을 요구해 1981년 그것도 인천과 함께, 인구 180만에 이르러서야 직할시로 승격할 수 있었다. 이렇게 힘들게 얻은 광역시 지위를 행정통합으로 날릴 순 없다.

대구는 국내 도시 중 인구 순으로 4위고, 직할시(광역시) 승격 당시의 인구가 가장 많은 광역시고, 인구 비율(광역시 인구+도 인구의 합에서 광역시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 역시 47.8% 정도로 높다. 또한 대구가 인천과는 달리 권역의 중심지로서 3대 도시로 인정받기도 한다는 걸 고려하면 더욱 독립시로 남아야 할 타당성이 커진다.

대구는 경북에서 독립 후 대구의 세금을 온전히 대구 발전에 사용할 수 있게 됐고, 광역시에만 주어지는 지하철 등 인프라가 건설되고, 경북과 별개로 대구만의 몫을 부여받는 등 경북에서 독립한 후 발전의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대구가 인구와 경제규모 분야에서 인천에 추월당했음에도 3대 도시로 인정받는 근거 중 하나가 행정구역코드이다. 현재 행정구역코드는 서울-부산-대구 순인데, 행정통합 시엔 코드도 바뀔 것이니 3대도시 지위를 잃게 된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으로 시내버스, 도시철도 연결이나 취수원 문제 등 광역행정상 문제가 쉽게 해결될 거라고 창성측에서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시내버스 노선 같은 경우 경북도의 비협조가 원인이고, 도시철도 노선 역시 대구 1호선 화원 연장보다 2호선 경산 영남대학교 연장이 더 빨랐다는 점에서 반박이 가능하다. 취수원 문제도 광역자치단체 간의 갈등에서 기초자치단체 간의 갈등으로 바뀔 뿐이다.

경상북도로서는 균형 발전 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지금도 경북 남부는 포항, 구미 등 규모 있는 산업도시가 들어서 있으나 북부권은 도청소재지인 안동마저 20만에도 미치지 못하고 변변한 산업단지도 없는 등 낙후되어 있어 발전의 편차가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통합을 강행했다간 경북의 남부 쏠림 현상만 가속화시킬 뿐, 균형발전은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대구에 있던 도청이 대구직할시 승격 후 '경북'도청인데 경북에 없게 되자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전을 추진하게 되고, 낙후된 경북북부 지역에 도청을 이전해 안동시와 예천군의 인구가 증가했으며, 대구와 별개의 지자체라 대구 몫 외에 경북 몫의 혁신도시를 배정받게 돼 구미로 인해 인구가 줄고 있던 김천에 혁신도시를 만들어 인구를 다시 불렸다. 이렇듯 경북의 발전은 대구가 독립해 가능했던 것이다.

2021-03-08 10:35:29 / UGN 경북뉴스(ugnews@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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