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당협위원장(옛지구당위원장) 교체를 두고 계파 간 갈등의 뇌관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협위원장은 2008년 18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가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당협위원장은 임기가 1년으로 오는4월이면 다시 뽑아야 한다. 당규는 당원협의회별로 '운영위원들이 직접선거로 위원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원외 위원장과 현역 국회의원이 공존하는 지역구가 그 대상이다. 27일 현재 전국 19개 지역이며, 대부분이 한나라당을 탈당했다가 무소속으로 당선되어 한나라당에 복당한 경우다. 이 역시 친박과 친이간 갈등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안동의 경우도 그 중 한곳으로 꼽힌다. 무소속의 김광림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안동시 당원협의회는 사실상 이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당규에 따라 허용범위원장이 당을 책임지고 운영하고 있으나 현역인 김광림의원 역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허용범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4월까지 이므로 그 이후에는 중앙당의 지침에 따라 현역 김광림의원 체제로 넘어 갈지 당규에 명시된 투표로 선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원외위원장이 현역의원에게 위원장직을 양보하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 전국19개 지역구가 이와 같은 경우여서 갈등의 소지가 내재되어 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원외 당협위원장협의회'를 결성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자 당 지도부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허용범 당협위원장의 한 측근은 "중앙당의 결정에 승복하고 따르겠지만 원외 위원장들의 반발 움직임이 조직화 되고 있다."며 "당 지도부로서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일 것 같아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일부에선 가장 준법정신을 발휘해야 할 집권여당이 스스로 만든 당규를 무시하고 원칙과 기준도 없이 지도부의 의견만으로 당을 운영해 간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원외위원장과 현역의원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당내 지도부 구성과 각종 선거에서 당협위원장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위원장의 역할 때문이다.

특히,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기초의원·광역의원 및 자치단체장에 대한 공천권을 가져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구의 한나라당 조직을 장악함으로써 차기 선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당내 가상 경쟁자에 대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앙당의 결정에 따라 안동시 당협위원장도 결정된다. 허용범위원장과 김광림의원의 정치생명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차기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에겐 지역 정서상 한나라당 공천이 당락을 좌우하므로 초미의 관심일 수밖에 없다. 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안동의 정치지도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편, 한나라당은 2월2일 당 조직강화특위(위원장 안경률 사무총장)를 열어 당협위원장 인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009-01-27 16:51:11 / 이상우 기자(lsw@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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