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역(역장 소천열)이 승객 유치를 위해 두 팔을 걷었다.

안동역은 지난해 12월 달리지 못하는 폐객차 한 량(輛)을 들여와 역무원들이 직접 숙박 가능한 온돌방으로 개조, 일부 승객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도 수십 년은 돼 보이는 이 온돌객차는 원래 철로 보수를 하는 작업 인부들이 임시 침실로 사용하던 객차였다.

지난해 12월 안동역사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 대전에 있던 이 객차를 안동역으로 옮겨왔고, 솜씨 좋은 직원들이 손재주를 발휘해 객차 내부 바닥이며 벽지를 모두 손봤다.

실내는 아담하면서도 깔끔한 3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고, 각 방마다 깨끗한 이부자리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온돌객차라고 해서 그럴싸한 온돌방을 기대하면 큰 오산이다. 실제 전기장판이 온돌바닥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그 온기만큼은 온돌방도 저리가라다.

안동역 김정희 역무과장은 "온돌객차의 주된 목적은 숙박이 아니라 추억 만들기"라 설명했다.

아쉽게도 온돌객차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올해 3월 1일까지 내일로 티켓 이용자에 한해 숙박이 가능하다.

내일로(Rail 路)티켓이란 만 18~24세 청소년들이 매년 여름·겨울방학기간 동안 일주일간 철도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승차권을 말한다.(KTX, 새마을열차, 지하철은 이용할 수 없으며, 가격은 1인 54,7000원)

하지만 내일로티켓 이용기간이 끝나는 3월 2일부터는 일반인 및 동호회, 단체 등도 온돌객차를 이용할 수 있다. 단, 온돌객차에서 숙박을 원하는 사람은 안동역을 통해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여행 3~4일 전 미리 승차권을 우편으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 대신 승차권과 함께 안동시에서 발행한 안동관광 책자와 기념품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온돌객차의 하루 수용인원은 남자 7명, 여자 8명이며, 지금껏 다녀간 사람만 해도 500여명에 달한다.

김정희 역무과장 "최근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예약전화가 부쩍 늘었다. 다음주까지 예약이 가득 차 있어 온돌객차에서 숙박을 원하는 내일로티켓 이용객은 서두르는 게 좋을 듯"이라 말했다.

이어 "안동관광도 물론 중요하지만 온돌객차를 통해 안동역을 찾는 철도이용객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게 철도인으로서의 솔직한 심정"이란 말을 남겼다.

문의전화 : 안동역 054)858-9141

              <관련사진>

2010-02-25 10:16:41 / 권달우 기자(dalu80@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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