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맞아 103년전 추산 권기일 선생과 그 가족들이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떠나는 재연행사가 열렸다.

이번 재연 행사는 순국지사 권기일 선생의 가족들이 정든 고향을 등지고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향하는 도만 103주년 되는 해로 호국충절의 정신을 기리고, 이어가기 위해 안동권씨 부정공파 대곡문중에서 종가로 사용하고 있는 예미정 별관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1부, 도만 항일순국지사 추산 권기일 선생을 추념하는 시 낭독과 신흥무관학교 교가 제창을 시작으로, 추산의 독립운동에 대한 경과보고와 2부 추산이 조부에게 하직인사를 한 후 식솔들과 함께 가재도구를 실은 2대의 소달구지를 따라 고향마을을 떠나는 것을 상황극 형태로 연출했다.

이 자리에서 추산선생 손자인 안동권씨 대곡문중 종손 권대용(67)씨는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100년 전 정든 고향을 등지고 이국만리 만주 독립운동에 나선 할아버지의 기막힌 심정이 가슴에 그대로 와 닿는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자라나는 차세대들이 일본의 만행을 잊지 않고 우국충정과 호국충절의 정신을 가다듬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추산 가족들이 만주로 떠난 지 만 103년 만에 처음 복원해 재연된 이번 행사는 당시의 나라 잃은 백성들의 처절한 모습과 항일 독립지사 가족들의 숙연한 모습과 마을주민 100여명이 행렬을 지켜보며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이 그대로 재연됐다.

그 당시 안동 권씨 대곡문중에서는 만주 정착과 독립운동 군자금으로 천석에 이르는 종중 재산을 모두 처분해 황금 두자루로 바꿔 소달구지에 숨겨 먼저 도착한 석주 이상룡 선생이 머물고 있는 서간도 통화현 추가가 마을로 운반했다. 그 자금은 후일 신흥무관학교에서 독립군을 기르는데 유용하게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왜란으로부터 300년 만에 또다시 나라가 일제에 빼앗기고 짓밟히고 전국 곳곳에서 항일 우국지사들 식음을 전폐하는 자정순국이 이어졌다. 이들은 자정순국에 이어 대대로 지켜오던 재산을 처분,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고 가솔들을 이끌고 머나먼 이국땅 만주로 떠나는 도만행렬이 요원의 불길처럼 시작됐다. 특히 당시 만주 독립운동의 요람이었던 안동에서는 명문거족들은 물론이고 서민들에게 이르기까지 마을마다 항일투쟁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1910년 12월 맨 먼저 안동시 임하면 천전리 의성김씨 집안의 백하 김대락(1845-1915) 선생이 만주를 향해 길을 떠났다. 이듬해인 1911년은 안동시 법흥동 고성이씨 집안의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도 가솔들을 이끌고 만주로 건너가 항일투쟁에 나섰다.

그리고 1912년 3월 2일 안동시 남후면 검암리 안동권씨 대곡문중의 종손 추산 권기일(1886-1920) 선생이 천석지기 종중재산을 처분해 가족들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 만주로 향했다. 경술국치 이후 약 3년 동안 100여세대 1천여 명의 안동사람들이 항일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 서간도 지역으로 망명한 것이다.

               <관련사진>

2015-02-28 17:46:11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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