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밤 안동시 예안면 일명 '솔골'에서 '토째비 축제'(도깨비의 안동말)가 관광객과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축제는 솔골 마을기업인 '인계복지영농조합법인'에서 잊혀져가는 도깨비 이야기들과 마을사람들의 삶을 도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이번 올새 처음으로 마련했다.

두루협동조합이 맡아 진행한 축제는 오후 2시부터 제1부 '토째비 마을 솔골 찾아가기'로 시작됐다. 행사는 제2부 '토째비 마을 꾸미기', 제3부 '토째비 마을 축제', 제4부 '뒷풀이, 토째비 마을 빠져나오기' 등으로 진행됐다.

오후 6시부터는 '류필기의 스토리텔링'을 비롯해 대금연주, 댄스공연, 색소폰연주, 민요, 성악 공연 등이 이어져 깊어가는 가을밤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또한, 행사장 한켠에선 솔골마을에서 생산한 안전한 먹거리 판매행사도 진행됐다. 청량산과 일월산에 둘러 쌓여 자연 그대로 맛을 담아 낸 장아찌, 약선된장, 꿀고추장, 사과즙, 고춧가루, 메주 등이 판매돼 인기를 끌었다.

서울에서 온 정재철(56.남) 씨는 "옛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들었던 도깨비 이야기를 산골마을에서 직접 들어 좋은 추억거리가 됐다"라며 "마을 주민들이 주관한 행사지만 일반 문화행사에선 보지 못하는 소박한 인정과 넉넉한 인심이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솔골마을에서 62년째 살고 있는 김상복씨는 청년시절 자신이 경험한 솔골 토째비 일화를 소개했다. 40년 전 아랫마을 친구모친의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저녁 8시 경 취중에 집으로 귀가 중 여자토째비와 어울려 자꾸 다른 길로 가게 되었다. 큰소리로 외치면 사라지고 나타나길 반복했는데 자신이 집에 도착하고 보니 새벽 6시경이 되었다. 주민들에게 얘기하면 믿지를 않았다는 일화다.

이렇듯 안동시 예안면 동북쪽에 위치한 솔골은 현재 8세대 11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로, 산 속 깊은 곳에 있다 보니 야밤에 도깨비와 씨름한 이야기와 하늘을 날아다니는 도깨비 불 이야기 등 예로부터 도깨비 전설이 많았다.

               <관련사진>

2015-11-02 11:46:11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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